올 상반기중 대일 무역적자가 180억7000만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해 상반기 124억4000만달러까지 줄었지만 올 들어 경기가 회복되면서 부품 소재 수입이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대일 무역적자 문제는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수출기업들이 소재나 부품 등에 대한 일본 의존도가 높다 보니 수출이 잘되면 그에 따라 대일 적자도 늘어나는 구조가 오랫동안 고착화돼 왔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1980년 이후 수출이 1% 증가하면 대일 수입도 0.96% 증가했다고 한다. 이러한 경향은 더 심해져 지난해 2분기부터 1년간 우리 수출액이 33.1% 증가하는 사이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액은 38.6% 늘었다. 어렵게 수출로 벌어들인 돈을 고스란히 일본에 갖다 바친 셈이다.

문제는 최근 엔화가치가 15년 만에 최고치로 오르면서 역조 폭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더욱이 대일 역조는 단기간내 개선할 뾰족한 대책도 없다. 하지만 수출이 늘수록 일본의 배를 불려주는 구조는 반드시 개선되지 않으면 안된다.

부품 소재산업 육성 등 그간 여러 대책이 거론돼 왔지만 장기적으로 이 분야 강소기업을 적극 육성하는 것만큼 효율적 대안이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중견 · 중소기업들의 연구개발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가업상속시 상속세 감면 혜택도 늘리는 게 바람직하다. 대기업들이 진일보한 상생 프로그램을 통해 중소기업 발전을 앞장서 이끌 필요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