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의 추락이 심각하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지난 12일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중산층 가구 비중은 2003년 60.4%에서 지난해 55.5%로 4.9%포인트 떨어졌다. 중산층의 소득 합계가 전체 가구 소득 합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0%에서 48.1%로 줄었다. 중산층이 이처럼 야위어 가는 것은 양극화의 또 다른 얼굴이다. 이는 사회 · 경제적 통합을 어렵게 만드는 장애물이 된다는 점에서 여간 우려스런 일이 아니다.

중산층 몰락이 소득 격차 확대와 겹치면 경제성장과 사회통합은 더욱 멀어진다. 어제 통계청이 발표한 2분기 가계동향 조사에선 소득 격차를 나타내는 5분위 배율(상위 20%의 소득을 하위 20%의 소득으로 나눈 배율)이 4.94로 작년 같은 기간의 5.14보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격차가 완화되는 듯한 조짐을 보인 셈이다. 그러나 하위 20% 계층의 소득이 늘어난 것은 희망근로 프로젝트 등 일시적인 재정지출에 힘입었을 뿐이다. 앞으로 지속되기 어렵다는 얘기다.

정부가 최근 들어 친(親)서민정책에 올인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그 핵심은 중산층 복원이어야 한다. 단순히 저소득층에 무차별적으로 자금을 지원하거나 대기업 두들기기로 될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스스로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늘어날 수 있도록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내야 한다. 그리고 중산층의 생활을 가장 힘들게 하는 주거비와 교육비를 줄여 나가는 데 전력을 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