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환매 한달째…이제는 '역발상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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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장…3조7800억 이탈
철강·건설株 편입비중 급감
물량압박 오히려 줄어 '주목'
철강·건설株 편입비중 급감
물량압박 오히려 줄어 '주목'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25거래일 연속 자금이 빠져나가 사상 최장기간 연속 순유출을 기록했다. 코스피지수가 조정을 받은 지난 12일 잠시 순유입으로 돌아서긴 했지만 13일 다시 지수가 반등해 환매가 되풀이됐을 것으로 업계에선 추정하고 있다. 환매가 투신권(자산운용사)의 매도를 불러오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역발상 전략'을 조언한다. 투신권 매도로 펀드의 편입비중이 낮아진 업종과 종목은 향후 물량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 만큼 오히려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최장기간 순유출 기록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펀드(상장지수펀드(ETF) 제외)에서 지난달 8일(-23억원)부터 이달 11일까지 25거래일 연속 순유출이 일어났다. 2006년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장기간 순유출이며 순유출액은 3조7869억원에 달했다. 코스피지수가 1700선을 넘어선 뒤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며 1700대 상단을 횡보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수가 조정을 받으면서 하루 순유출액이 수백억원대로 줄었고 지수가 급락한 12일에는 336억원이 순유입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수가 반등할 때마다 환매가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김후정 동양종금증권 연구위원은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올 들어 10조원 넘게 빠져나간 만큼 환매 강도는 예전보다 덜하겠지만 1800대에서 유입된 자금이 많아 당분간 지수가 올라가면 순유출이 반복될 것"이라며 "증시가 강세를 이어갈 것이란 명확한 시그널이 확인돼야 환매가 멈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환매 여파로 투신권은 연일 매도 물량을 쏟아냈다. 지난달 8일 이후 이달 11일까지 투신은 2조658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올 들어 투신권의 전체 순매도는 펀드 순유출액과 엇비슷한 9조3936억원에 달했다.
◆철강금속 · 건설 비중 낮춰 주목
전문가들은 투신의 집중 매도로 펀드 편입비중이 낮아진 업종과 종목에 관심을 기울일 것을 조언한다. 비중이 낮아진 업종과 종목은 앞으로 펀드 환매가 지속되더라도 투신권의 매도 압력이 훨씬 덜할 것이기 때문이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철강금속 의료정밀 건설업종이 올 들어 펀드 편입비중이 낮아졌다. 철강금속 편입비중은 지난 1월 초 8.18%에서 6월 초 4.39%로 3.79%포인트 낮아졌다. 의료정밀도 연초 이후 1.37%포인트,건설업은 1.26%포인트 각각 낮아졌다. 반면 전기전자 업종은 같은 기간 24.66%에서 27.26%로 2.6%포인트 올랐다. 운수장비(1.82%포인트),화학(1.48%포인트)도 비중이 높아졌다. 펀드 편입비중이 높아진 업종은 환매 와중에도 투신권이 매수 규모를 늘린 것으로 볼 수 있다. 배성진 현대증권연구위원은 "환매 요구가 들어오면 운용사들은 주식을 팔아야 한다"며 "주식형펀드가 편입비중을 많이 낮춘 업종 · 종목은 더 이상 팔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의 펀드 편입비중이 연초 6.47%에서 6월 초 2.92%로 3.55%포인트 하락해 가장 변동폭이 컸다. 포스코는 국내 주식형 펀드 설정 규모에서 61.62%를 차지하는 5대 자산운용사(미래에셋,한국,삼성,신영,KB) 중 미래에셋을 제외한 4곳이 모두 편입비중을 줄였다. LG전자(-1.81%포인트)삼성전자(-0.83%포인트)도 비중이 내려갔다. 삼성전자는 5대 운용사가 모두 편입비중을 낮췄다. 안정균 SK증권 연구원은 "향후 주식형 펀드의 환매강도가 점차 약화되더라도 상당 기간은 환매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투신권이 이미 많이 팔아버린 종목과 업종은 수급 부담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만큼 거꾸로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