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염,홍삼을 중심으로 한 건강기능식품(건기식),커피 등 3개 식음료 부문이 식품 및 음료 업계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올랐다. 최근 이들 품목의 연간 성장률이 15~20%에 달하자 식음료 업체들의 투자도 이들 3개 시장에 집중되는 양상이다. 그동안 포화된 시장에서 출혈 경쟁을 벌여온 식음료 메이커들은 천일염 커피 건기식 등 3개 분야가 수익 창출을 위한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식품업체,홍삼 · 천일염에 신규 투자

조미료 및 장류 가공식품 부문에서 쌍벽을 이루는 CJ제일제당과 대상은 지난주 전남 신안군에서 천일염 생산시설을 잇따라 완공,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특히 CJ가 700여억원을 투자, 신안군 신의도 주민들과 공동으로 설립한 신의도천일염㈜ 생산시설은 천일염 공장으론 세계 최대 규모다.

대상이 신안군 도초면에 세운 신안천일염㈜ 공장은 연간 1만5000t의 완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시설 투자에만 200여억원을 들인 대상은 2014년까지 원염 구입비용 등으로 1000여억원을 추가로 투자, 향후 연 매출 2000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인삼공사 NH한삼인 동원F&B 등은 홍삼을 위주로 한 건기식 생산시설 투자에 나서고 있다. 동원F&B는 충남 천안시 신당동에서 홍삼 생산시설을 내달 완공할 예정이다. 건기식 1위 업체인 한국인삼공사는 한약재 가공 사업에 뛰어들기로 했다. 이 회사는 최근 충북 제천에서 한약재 생산시설을 사실상 완공했으며 내달 준공식과 함께 40여종의 국내산 한약재 생산에 들어간다. NH한삼인은 지난해 9월 충북 증평군에 대규모 홍삼 가공시설을 설립했다.

◆음료 · 외식업체는 커피에 투자

외식 및 음료업체들은 커피 부문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대표적인 업체가 도넛 프랜차이즈 던킨도너츠를 운영하는 SPC그룹이다. 이 회사는 전국 820여개 던킨도너츠 매장에서 사용할 원두 커피 조달을 위해 지난해 충북 음성군에 로스팅(원두를 볶는) 공장을 세워 가동 중이다. 지금까지는 미국 던킨도너츠 본사에서 원두를 공급받았으나 신선한 원두를 국내 매장에 공급하고 동남아 등에 원두를 수출하기 위해 신공장을 건설했다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국내 음료시장 1위업체인 롯데칠성음료는 2008년 경기도 평택시 포승공단 안에 자체 로스팅 시설을 갖췄다.

◆천일염 등 시장 팽창 본격화

CJ제일제당 대상 동원F&B SPC그룹 등 주요 식음료 업체들이 천일염과 홍삼 커피 등의 시설 투자에 나선 것은 정체 상태를 보이는 다른 식음료 시장과 달리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홍삼을 근간으로 한 건기식 시장 규모는 2조8000여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증가했다. 협회는 올해도 건기식 시장이 15% 이상 커진 3조2200여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천일염 시장은 '블루오션'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금까지 광물로 분류됐던 천일염은 2007년 말 식용으로 변경되면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을 형성,연간 시장 규모는 900억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고급 제품 개발과 함께 향후 천일염 시장이 급팽창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업계에서는 2013년 1500억원,2015년 3000억원에 이른 뒤 10년 뒤인 2020년엔 지금의 5배 이상인 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진혁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천일염의 경우 새로운 시장이 생기는 셈"이라며 "시장 규모도 갈수록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연석 한국건강기능식품 기획업무본부장은 "웰빙 분위기와 고령화사회 진입 시점이 맞아떨어진 데다 대기업들도 건기식 사업을 강화해 건기식 시장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수/심성미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