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를 잃은 지 1년이 넘는 장기 미취업자가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실업 상태에 있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다시 일자리를 갖기가 어려워진다며 장기 미취업자의 취업을 돕고 실업의 장기화를 막을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15일 통계청에 따르면 1년 이전 취업 유경험 실업자는 7월 기준 21만3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의 16만7000명보다 4만6000명(27.5%) 증가했다. 1년 이전 취업 유경험 실업자란 1년 이전에 취업한 경험이 있고 그 뒤로는 취업을 해보지 못한 장기 미취업자를 뜻한다.

장기 미취업자는 매년 7월을 기준으로 2006년 16만4000명에서 2007년 16만명,2008년 15만8000명까지 줄었으나 2009년 16만7000명으로 늘었고 올 들어 증가 폭이 커졌다. 전체 실업자 중 장기 미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7월 18.0%에서 올해는 22.9%로 높아졌다.

연령별로는 20대와 60세 이상을 제외한 모든 연령층에서 장기 미취업자가 지난해보다 1만명 넘게 증가했다. 30대 장기 미취업자는 지난해 7월 2만9000명에서 올 7월 4만8000명으로 늘었다. 40대는 2만3000명에서 3만6000명으로,50대는 1만5000명에서 2만8000명으로 각각 불어났다. 통계청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늘어난 실업자 중 일부는 다시 일자리를 얻었지만 상당수는 새로운 일자리를 얻지 못한 채 계속 실업자로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장기 미취업자는 전반적인 고용 사정이 개선되더라도 실업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한다. 실업자의 생계와 구직활동을 돕기 위해 지급되는 실업급여도 실직 후 12개월까지만 나와 1년 이상 미취업자는 사회안전망에서도 벗어나게 된다. 이철선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실업 기간이 길어질수록 재취업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줄어든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정부는 실업자가 재취업에 필요한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교육 · 훈련 프로그램과 일자리 중개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