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이란 제재 참여…국내기업 '우회 수출길'도 막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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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수금 갈수록 쌓여 부도 위기
아랍에미리트(UAE)가 국제사회의 이란 제재에 참여하면서 두바이를 통한 국내 기업들의 이란 우회 수출길이 잇달아 막히고 있다.
15일 KOTRA 두바이 KBC(무역관)에 따르면 UAE에 진출한 외국계 보험사들이 이란으로 가는 선박 화물에 대한 신규 보험 인수를 중단했다. 걸프뉴스 등 현지 언론은 외국계 보험회사들이 한 달가량 시한을 주고 해운사에 '오픈 커버' 계약 취소를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오픈 커버는 보험사와 해운사가 연간 단위로 맺은 계약이다.
두바이 대행업체를 통해 의류를 수출하던 A사 사장은 "UAE 정부가 현지 대형 보험사들에 이란향(向) 선적화물에 대한 보험인수를 거부하도록 종용하고 있다"며 "대행업체가 이용하던 해운사도 보험을 못 들어 이란행 노선을 중단시켰다"고 전했다. 오응천 KOTRA 두바이 센터장은 "현지 선주조합인 쉽오너즈 뮤추얼이 각 회원사들에 이란 제재 대응을 위해 변호사와 상의하도록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며 "UAE를 통해 이란으로 수출하는 한국 기업에도 만만치 않은 파급 효과를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가전시장에서 수위를 다투고 있는 삼성전자,LG전자를 비롯해 국내 기업들은 두바이를 거쳐 전체 이란 물량의 3분의 1가량을 우회 수출하고 있다고 업계는 설명했다.
갈수록 미수금이 쌓여 중소 수출기업들의 자금사정도 어려워지고 있다. 서울 멜라트은행이 사실상 영업을 중단하면서 이란과 직접 금융 거래가 원천봉쇄됐고 간접 금융의 주요 창구인 독일 프랑크푸르트쪽 은행들도 이란 관련 업무를 '보이콧'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은 지난달 말 이란으로 들어가거나 나오는 돈에 대해 1만유로 이상일 경우 거래 금융 당국에 통보토록 했으며,4만유로 이상이면 사전 허가를 받도록 했다. B사 사장은 "불허나 마찬가지"라며 "우리 정부가 지급 보증을 약속한 지난 7월8일 이전에 개설한 신용장(L/C)임에도 독일 은행이 EU의 이란 제재안에 따라 대금 지급을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통 수출기업들은 신용장을 근거로 국내 은행에 이자를 할인해 미리 돈을 받는데 수출 대금이 한 달 안에 입금되지 않으면 해당 거래는 부도 처리된다. 박부규 무역협회 정책협력실장은 "이대로 놔두면 도미노 부도사태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15일 KOTRA 두바이 KBC(무역관)에 따르면 UAE에 진출한 외국계 보험사들이 이란으로 가는 선박 화물에 대한 신규 보험 인수를 중단했다. 걸프뉴스 등 현지 언론은 외국계 보험회사들이 한 달가량 시한을 주고 해운사에 '오픈 커버' 계약 취소를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오픈 커버는 보험사와 해운사가 연간 단위로 맺은 계약이다.
두바이 대행업체를 통해 의류를 수출하던 A사 사장은 "UAE 정부가 현지 대형 보험사들에 이란향(向) 선적화물에 대한 보험인수를 거부하도록 종용하고 있다"며 "대행업체가 이용하던 해운사도 보험을 못 들어 이란행 노선을 중단시켰다"고 전했다. 오응천 KOTRA 두바이 센터장은 "현지 선주조합인 쉽오너즈 뮤추얼이 각 회원사들에 이란 제재 대응을 위해 변호사와 상의하도록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며 "UAE를 통해 이란으로 수출하는 한국 기업에도 만만치 않은 파급 효과를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가전시장에서 수위를 다투고 있는 삼성전자,LG전자를 비롯해 국내 기업들은 두바이를 거쳐 전체 이란 물량의 3분의 1가량을 우회 수출하고 있다고 업계는 설명했다.
갈수록 미수금이 쌓여 중소 수출기업들의 자금사정도 어려워지고 있다. 서울 멜라트은행이 사실상 영업을 중단하면서 이란과 직접 금융 거래가 원천봉쇄됐고 간접 금융의 주요 창구인 독일 프랑크푸르트쪽 은행들도 이란 관련 업무를 '보이콧'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은 지난달 말 이란으로 들어가거나 나오는 돈에 대해 1만유로 이상일 경우 거래 금융 당국에 통보토록 했으며,4만유로 이상이면 사전 허가를 받도록 했다. B사 사장은 "불허나 마찬가지"라며 "우리 정부가 지급 보증을 약속한 지난 7월8일 이전에 개설한 신용장(L/C)임에도 독일 은행이 EU의 이란 제재안에 따라 대금 지급을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통 수출기업들은 신용장을 근거로 국내 은행에 이자를 할인해 미리 돈을 받는데 수출 대금이 한 달 안에 입금되지 않으면 해당 거래는 부도 처리된다. 박부규 무역협회 정책협력실장은 "이대로 놔두면 도미노 부도사태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