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우려스럽다는 한국은행의 경고가 과장됐을수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등 물가와 경기에 대한 논쟁이 커지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15일 '하반기 인플레이션 갭 발생 가능성 높지 않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하반기에는 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한은의 전망을 비판했다.

강중구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경기와 물가를 판단하는 핵심 잣대인 국내총생산(GDP) 갭이 하반기에도 여전히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GDP 갭'이란 실제 GDP와 잠재 GDP 간의 차이를 말한다. GDP 갭이 플러스로 돌아서는 것을 '인플레이션 갭'이라 칭하는데,이는 경기가 호황 국면에 들어가 물가 상승 압박이 커지는 상태를 뜻한다. 반대로 GDP 갭이 마이너스 상태인 '디플레이션 갭'은 실제 GDP가 잠재 GDP를 회복하지 못해 물가가 떨어지고 경제활동이 여전히 부진한 것을 의미한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지난 12일 기자회견에서 "우리 경제가 이미 상당한 수준의 회복을 했고 어쩌면 확장세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현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 2%대 중후반에 머무르고 있지만 4분기에 접어들면 한은의 목표치인 3%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은은 이 같은 낙관적 경기판단 및 비관적 물가 전망에 기초해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내외 증권사들은 이에 근거해 한은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0.5~0.75%포인트 추가 인상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앞으로 경기 상승세가 둔화할 가능성이 높은 데다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2.8%에 그칠 것으로 예상돼 한은이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금융연구원도 이날 거시경제 전망 자료를 통해 하반기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4.9%에서 4.2%로 하향 조정했다. 올 한 해 성장률 전망치는 5.8%로 유지했다. 금융연구원은 특히 내년 상반기 성장세는 상당폭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올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2%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