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가치가 지난주 급락하면서 달러당 6.8위안을 넘어섰다. 위안화 가치는 지난 6월19일 중국이 관리형 변동환율제를 도입한 이후 소폭이나마 꾸준히 절상됐지만 한 주 만에 두 달간의 절상폭이 절반 넘게 줄었다. 이에 따라 위안화 환율을 둘러싼 미 · 중 간 갈등이 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15일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주말 위안화 환율을 달러당 6.8035위안으로 고시했다. 상하이 외환시장에서도 위안화는 달러당 6.7957위안에 거래돼 6.8위안에 육박했다. 최근 미 달러가 주요 통화에 비해 약세를 보이는 와중에서도 위안화는 공시환율 기준으로 지난주에만 0.51% 절하된 것이다. 이에 따라 관리형 변동환율제로 전환한 이후 위안화 절상폭은 0.35%에 그친다.

선물시장에서도 위안화 12개월물 선물은 지난주에 0.09% 하락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앞으로 1년 동안 위안화 환율이 1.6% 오를 것으로 본다는 것을 의미한다.

켄 펑 씨티그룹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수출 둔화세로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자 평가절상 속도를 다시 늦추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외환시장에서도 중국의 수출 둔화와 은행 대출 증가 등 경제의 불안 요인들이 부각되면서 위안화 절상에 베팅을 줄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위안화의 대폭적인 절하로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중국은 지난달 전년 동기 대비 170% 증가한 287억달러의 무역흑자를 낸 반면,미국은 6월 20개월 만에 최대인 499억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미국 내에서는 의회를 중심으로 위안화 가치 절상을 강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미 의회는 위안화 가치가 실제보다 20% 이상 평가절하돼 있어 양국 간 무역역조가 심화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