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명함 입수…술자리 참석 경위 등 조사
"참고인 비협조와 엇갈린 진술로 수사 어려워"

`스폰서 검사' 의혹을 수사중인 민경식 특별검사팀은 지난 6월 2차 PD수첩에서 보도한 사건과 관련, 향응을 접대받은 의혹이 제기된 검사들의 구체적인 신원을 추적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특검팀은 서울고검 전직 수사관 2명이 건강식품 업체 등을 운영하는 박모 씨로부터 수억원대의 술접대를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술집 종업원을 조사하면서 "변호사와 의뢰인이 검사를 접대한 경우가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압수한 장부 등을 통해 이 술집에 드나든 변호사, 검사가 누구인지 캐고 있다.

또 2차 PD수첩에서 종업원이 받았다는 검사의 명함 1장을 제출받아 입수경위와 당시 정황 등 사실관계를 확인중이다.

이 종업원은 "명함을 준 검사는 더 높은 검사를 따라온 것으로 보였다"며 여러 명의 검사가 한 접대 자리에 있었음을 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또 강릉지청 김모 계장이 석탄공사 도계광업소 외주업체 장모 사장으로부터 160여차례에 걸쳐 골프, 술, 성접대 등을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제보자 김모 씨를 지난주 소환조사해 "장 사장이 강릉지청에 근무하던 검사들도 접대했으며 그 내역을 기록한 문건도 있다고 얘기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하지만 장 사장은 특검 조사에서 "접대 자리에 검사는 없었으며 그런 얘기를 한 적도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두 사람의 진술이 엇갈림에 따라 특검팀은 장 사장과 함께 김 계장을 접대했다고 지목된 도계 광업소 노조지부장 임모 씨와 김 계장을 소환해 접대자리에 참석한 검사가 있는지와 있다면 누구인지 등 당시의 상황을 확인할 방침이다.

특검팀의 공보를 맡은 이준 특검보는 참고인의 비협조, 진술의 부정확성 등으로 사실확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특검보는 "서울고검 수사관 의혹의 제보자가 조사이후 연락이 잘 되지 않고 입수한 감찰조사 보고서를 제출해달라는 요구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며 "경남지역 건설업자 정모 씨의 검사 접대 의혹과 관련해서도 정씨와 종업원의 진술이 엇갈리는 등 진상조사단에서 확인됐다고 결론내린 부분도 재검토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민 특검은 사퇴한 김종남 특검보의 후임 특검보 후보자로 검사 출신 변호사 2명을 선정해 이날 대통령에게 추천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나확진 기자 ra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