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0.1%' 다시 고개떨군 日경제…엔高로 저성장 굳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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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늘었지만 내수시장 꽁꽁…2분기 GDP 중국에 밀려 3위로
하반기 마이너스 성장 전망…日외환당국 시장개입 고심
하반기 마이너스 성장 전망…日외환당국 시장개입 고심
신흥국에 대한 수출 호조로 회복세를 보이는 듯했던 일본 경제가 다시 고개를 숙였다. 수출 확대가 민간소비 증가로 연결되지 못한 게 가장 큰 원인이다. 최근 엔화 강세로 수출마저 타격이 불가피해 일본 경제는 하반기 마이너스 성장도 우려된다.
일본 내각부는 올 2분기(4~6월)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0.1%,연율로는 0.4% 증가한 것으로 집계(속보치)됐다고 16일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들의 전망치인 연율 기준 2.4%보다 크게 낮은 것이다.
3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세는 이어갔지만 증가폭은 전기에 비해 크게 줄었다. 일본 경제는 1분기 연율 4.4%의 실질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일본의 2분기 GDP는 1조2880억달러로 같은 기간 중국의 1조3390억달러에 밀렸다.
GDP의 60%를 차지하는 민간소비가 전 분기에 비해 0.03% 증가하는 데 그친 것이 성장률을 예상보다 끌어내린 가장 큰 원인이었다.
특히 일본 정부의 가전제품 구입 지원책인 '에코포인트 제도'가 지난 4월부터 축소된 것이 개인소비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주택 투자는 1.3% 감소했고, 정부의 예산 삭감으로 인해 공공투자도 3.4% 줄었다.
반면 수출은 전 분기 대비 5.9% 늘어나 5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수입은 전 분기 대비 4.3% 늘어났다. 내수가 악화된 가운데 그나마 수출이 플러스 성장을 뒷받침한 셈이다.
문제는 앞으로 수출 전망도 결코 밝지 않다는 점이다. 달러 약세에 따른 엔화 강세로 수출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 엔화 가치는 지난주 달러당 84엔대로 올라가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엔화 강세가 계속되면 수출이 타격을 입고,수출 관련주들을 중심으로 주가도 떨어진다. 이는 투자와 소비심리를 악화시켜 내수를 더욱 얼어붙게 할 공산이 크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끊임없이 경기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엔화는 당분간 강세가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1997~1999년 재무성 재무관 재직 당시 강력한 시장 개입으로 엔화 가치를 좌지우지해 '미스터 엔'이란 별명을 얻은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아오야마가쿠인대 교수는 이날 후지TV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상황은 엔화 강세가 아닌 달러 약세가 포인트"라며 "엔화 가치가 기록적인 수준까지 치솟은 후 한동안 그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엔화 가치가 1995년 4월 달러당 79.75엔까지 올랐던 것을 상기시키면서 "그 수준까지 다시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일본 기업이 연말께 엔고와 주가 약세의 충격을 본격적으로 느끼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외환당국은 엔고에 대응해 외환시장 개입이라는 '히든 카드'를 써야 할지 고심하고 있다. 간 나오토 총리는 이번 주 중 시라카와 마사아키 일본은행 총재와 만나 엔고의 파장을 잠재울 해법에 머리를 맞댈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시장에서는 당국이 시장에서 달러를 사들이는 직접 개입보다는 금융완화를 통해 엔화의 유동성을 늘림으로써 자연스럽게 엔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방안을 택할 것으로 예상한다.
아다치 세이지 도이치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일본 경제가 적절한 수준의 회복세를 나타내기는 이미 불가능해졌다"며 "주춤한 글로벌 경제성장과 엔화 강세는 일본은행으로 하여금 금융완화 등 경기부양책을 취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은행은 올해 일본의 경제성장률을 2.6%로 전망하고 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
일본 내각부는 올 2분기(4~6월)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0.1%,연율로는 0.4% 증가한 것으로 집계(속보치)됐다고 16일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들의 전망치인 연율 기준 2.4%보다 크게 낮은 것이다.
3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세는 이어갔지만 증가폭은 전기에 비해 크게 줄었다. 일본 경제는 1분기 연율 4.4%의 실질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일본의 2분기 GDP는 1조2880억달러로 같은 기간 중국의 1조3390억달러에 밀렸다.
GDP의 60%를 차지하는 민간소비가 전 분기에 비해 0.03% 증가하는 데 그친 것이 성장률을 예상보다 끌어내린 가장 큰 원인이었다.
특히 일본 정부의 가전제품 구입 지원책인 '에코포인트 제도'가 지난 4월부터 축소된 것이 개인소비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주택 투자는 1.3% 감소했고, 정부의 예산 삭감으로 인해 공공투자도 3.4% 줄었다.
반면 수출은 전 분기 대비 5.9% 늘어나 5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수입은 전 분기 대비 4.3% 늘어났다. 내수가 악화된 가운데 그나마 수출이 플러스 성장을 뒷받침한 셈이다.
문제는 앞으로 수출 전망도 결코 밝지 않다는 점이다. 달러 약세에 따른 엔화 강세로 수출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 엔화 가치는 지난주 달러당 84엔대로 올라가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엔화 강세가 계속되면 수출이 타격을 입고,수출 관련주들을 중심으로 주가도 떨어진다. 이는 투자와 소비심리를 악화시켜 내수를 더욱 얼어붙게 할 공산이 크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끊임없이 경기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엔화는 당분간 강세가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1997~1999년 재무성 재무관 재직 당시 강력한 시장 개입으로 엔화 가치를 좌지우지해 '미스터 엔'이란 별명을 얻은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아오야마가쿠인대 교수는 이날 후지TV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상황은 엔화 강세가 아닌 달러 약세가 포인트"라며 "엔화 가치가 기록적인 수준까지 치솟은 후 한동안 그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엔화 가치가 1995년 4월 달러당 79.75엔까지 올랐던 것을 상기시키면서 "그 수준까지 다시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일본 기업이 연말께 엔고와 주가 약세의 충격을 본격적으로 느끼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외환당국은 엔고에 대응해 외환시장 개입이라는 '히든 카드'를 써야 할지 고심하고 있다. 간 나오토 총리는 이번 주 중 시라카와 마사아키 일본은행 총재와 만나 엔고의 파장을 잠재울 해법에 머리를 맞댈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시장에서는 당국이 시장에서 달러를 사들이는 직접 개입보다는 금융완화를 통해 엔화의 유동성을 늘림으로써 자연스럽게 엔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방안을 택할 것으로 예상한다.
아다치 세이지 도이치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일본 경제가 적절한 수준의 회복세를 나타내기는 이미 불가능해졌다"며 "주춤한 글로벌 경제성장과 엔화 강세는 일본은행으로 하여금 금융완화 등 경기부양책을 취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은행은 올해 일본의 경제성장률을 2.6%로 전망하고 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