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커뮤니케이션이 미국 자회사 라이코스를 인도 와이브란트에 매각했다. 매각 대금은 3600만달러(426억원)로 2004년 10월 매입금액 9540만달러의 절반도 안된다.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와이브란트는 지난 14일 매각 조건을 포함한 라이코스 양수 · 도 계약서에 서명했다고 16일 발표했다. 매각 대상은 라이코스의 웹사이트를 비롯해 검색,게임(게임스빌),엔젤파이어,트라이포트 등 라이코스의 모든 자산이다. 임정욱 라이코스 대표는 매각 후에도 최고경영자(CEO)로 남는다.

라이코스는 1994년 설립된 검색 기반의 인터넷 포털 기업으로 다음이 2004년 인수했다. 인수 직후 "기울어가는 회사를 왜 인수하느냐"는 지적도 받았고 우려대로 5년 연속 적자에 허덕였다. 그나마 지난해 구조조정을 실시해 흑자를 냈기에 매각이 가능했다. 라이코스는 현재 검색,블로그 등의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순방문자는 월평균 1600만명 수준이다.

다음은 1999년 이후 자동차보험,온라인 여행사,온라인 음악 등에 이어 라이코스에도 투자했으나 손해만 봤다. 라이코스 매각은 투자 실패사의 종지부인 셈이다. 다음은 지난해 라이코스 구조조정을 실시해 해외부문 손실을 줄였다.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모바일,위치기반서비스(LB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등 핵심 사업이나 신성장 동력에 투자할 계획이다. 다음으로서는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되고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확산되는 지금이 네이버 그늘에서 벗어날 절호의 기회다.

라이코스는 종업원이 한때 1500명에 달했으나 다음이 인수할 당시 300명으로 줄었고 지금은 50여명에 불과하다. 와이브란트가 이런 회사를 인수한 것은 브랜드를 활용하기 위해서다. 임 대표는 "라이코스는 세계적으로 알려진 몇 안되는 인터넷 브랜드"라며 "와이브란트의 광고 플랫폼에 라이코스의 브랜드를 결합하면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현 IT전문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