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차관서 옮겨온 장수만 청장…"방위사업청 가지치기 하겠다"

무기획득체계 등 대수술 예고

장수만 신임 방위사업청장(사진)은 16일 방사청의 주요 기능을 국방부로 이관하는 문제와 관련해 두 기관의 '윈윈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장 청장은 이날 국방차관 이임식 이후 기자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방사청의 기능조정 문제로 2년 동안 소모적인 논란이 이어졌다"며 "이를 빨리 마무리하고 포지티브 섬(positive sum)으로 가야 하며 윈윈하는 해법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논의되고 있는 무기 및 군수물자 도입과 관련된 획득제도개편안에 대해 "주어진 권한과 기능을 갖고 국방부와 방사청 간의 배분에만 신경 쓰는 일종의 제로섬 게임을 하고 있었다"고 꼬집었다.

장 청장은 또 "방사청이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가지치기가 필요하다"며 방위력 개선사업의 예산 편성권 등 방사청의 주요 기능을 국방부로 이관하는 정책기조를 지지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장 청장은 국방부 차관 시절 방사청의 주요 기능을 국방부에 흡수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방사청과 힘겨루기를 해왔다. 이명박 대통령이 그를 아예 방사청장으로 보내 본격적으로 손볼 것을 지시했다는 후문이다.

국방부가 추진해온 방사청 개편의 핵심은 예산편성권을 비롯해 시험평가,연구개발,수출정책 등 주요 정책기능을 국방부로 옮기고 방사청은 사업 및 계약관리 등 집행 전문기관으로 축소하는 것이다. 방사청이 무기를 도입하는 방위력 개선비와 경상운영비를 분리해 편성 · 집행함에 따라 예산 낭비가 있을 수 있다는 게 국방부 논리였다. 올해 방사청이 사용하는 국방예산은 약 9조원에 이른다.

장 청장은 이날 방사청장 취임사에서 "방사청이 획득전문기관으로서 해야 할 일을 찾으면 얼마든지 해법이 나올 수 있다"며 "획득분야와 방위산업 분야에서 아직 제대로 다루지 않았던 블루오션을 개발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장 청장은 국방부 차관 이임식에서 군 개혁 과정에서 최대한 열린 자세로 외부의 민간자원을 활용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군과 국방이 과거의 방식에 안주하고 적당한 선에서 자기만족을 한다면 우리 군은 결코 선진조국의 미래를 이끌어 나가는 세력이 되지 못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예산전문가인 이용걸 전 재경부 차관을 국방부 차관으로 이동시키고,경제관료 출신의 국방부 차관을 방사청장으로 새로 임명한 것은 30조원에 달하는 국방예산이 효율적으로 사용되도록 과감한 개혁을 주도하라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