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주요 재건축 아파트들이 지난달 가격 하락세를 멈추고 강보합세를 나타냈다. 지방에선 거래건수가 주택시장 활황기였던 2005~2009년 평균치보다 두 자릿수나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주택시장을 주도해 온 서울 · 수도권의 거래 부진이 여전해 회복세를 점치기는 이르다"면서도 "급매물이 소화되고 있다는 점에서는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에선 저점을 돌파하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가격은 크게 오르지 않았지만 최저가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잠실 주공5단지 전용 77㎡는 최고가가 지난 6월과 7월 모두 11억원으로 변함이 없었지만 최저가는 10억4500만원에서 10억9800만원으로 5300만원 높아졌다.

대규모 입주가 진행되고 있는 일산과 용인을 제외한 서울 강북과 분당의 아파트도 강보합세를 나타냈다. 중계동 주공2단지 전용 45㎡ 4층은 지난 6월 1억4600만원에서 7월엔 1억5000만원으로 매매가가 올랐다. 분당 장안타운 54㎡ 3층은 2억4000만원에서 2억4750만원으로 750만원 상승했다.

지방 거래가 크게 늘어난 점도 최근의 시장 흐름과 달라진 부분이다. 전남지역은 지난 7월 아파트 거래건수가 최근 4년간 7월 평균보다 71.6% 늘어나며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인천과 울산을 제외한 광역시들은 아파트 거래가 4년간 7월 평균보다 최저 12.0%(대전)에서 최고 31.9%(대구) 많아지며 주택 거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전남 경남 등의 아파트 매매가 활발해진 것은 이들 지역의 주택시장이 서울과 수도권에 비해 일찍 조정을 받았고,그동안 공급이 없었던 중소형 주택이 공급되면서 수요를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장은 "수도권의 집값이 치솟을 때인 2006년부터 이들 지역은 이미 조정을 거치며 아파트 값이 수요층이 두터운 가격대까지 떨어졌다"며 "최근 경기가 살아나면서 공단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중소형 아파트 수요가 많아진 것도 거래를 늘린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