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1180원대 중후반에서 마감했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인 지난 13일보다 3.4원 상승한 1187.2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환율은 미국 경기둔화 우려에 따른 미 뉴욕증시의 하락 여파로 장 초반부터 상승 압력을 받으며 지난 주말보다 6.2원 오른 119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환율은 오전 장 초반 급등세를 보이며 한때 지난 7월23일 장중 고점이었던 1201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1200.3원까지 올랐다.

1200원대까지 환율이 오르자 근방에서 대기하고 있던 네고물량이 시장에 대거 유입됐다. 이에 오름폭을 차단당한 환율은 1190원대 중후반으로 돌아갔다.

오후 들어 국내 증시가 낙폭을 축소하면서 환율을 좀 더 아래쪽으로 잡아당겼다. 이후 역외매물과 손절매도성 물량이 시장에 공급되면서 환율은 오름폭을 대부분 반납한 채 강보합권에서 장을 마쳤다.

변지영 우리선물 애널리스트는 "지난 주말부터 이어진 안전자산 선호심리에 이날 발표된 일본의 GDP 부진 소식이 더해지면서 서울 환시는 심리적으로 크게 압박받는 모습이었다"며 "그러나 네고물량 공급되고 국내 증시가 낙폭을 축소하면서 투자자들도 매수 포지션을 청산하는 등 안정을 되찾아가는 흐름이었다"고 말했다.

오전 장 중 발표된 일본의 2분기(4~6월) GDP 성장률은 예상치인 0.6%를 크게 밑돌며 지난 분기 대비 0.1%로 집계됐다.

이날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미 경제둔화에 대한 우려로 장 초반부터 급락세를 보이며 한때 지난 주말보다 1.5%가량 떨어진 1710선을 기록했다.

그러나 중국 증시가 급등세를 보이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 심리를 부추기자 코스피도 낙폭을 급격하게 줄이며 주말 종가 대비 2.93포인트(0.17%) 내린 1743.31로 장을 끝냈다. 외국인 투자자는 3500억원가량의 주식을 순매도하며 환율에 상승 압력을 가했다.

수급 면에서는 1200원대에서 공급된 네고물량이 고점대비 반락세를 주도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장 초반에는 숏커버(달러 재매입)와 은행권의 매수세가 강한 모습이었다"며 "그러나 1200원대에서 네고물량이 쏟아지자 고점대비 반락하며 은행권도 손절매도에 나섰던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적극적인 매수세를 보이던 역외 쪽도 장중 유로화가 상승세를 보이자 일부 매도로 돌아선 모습이었다"고 덧붙였다.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오후 4시28분 현재 1.2825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85.94엔을 기록 중이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