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디젤 전문업체인 에코솔루션이 최근 117억원 상당의 이익(채권면제이익)을 거둬 재무구조가 개선됐다고 밝혔다. '회사와 관계없는' 채권자가 무려 117억원을 챙길 수 있는 권리를 포기한 것이다.

거액을 포기한 이 '통큰' 채권자는 일본계 창투사(벤처캐피탈)인 테라의 SPC(특수목적회사) 램튼그룹(Lambton Group Limited)이다.

이 창투사는 지난 6월 에코솔루션의 자회사 두 곳(케이만군도 법인)을 아주 싼 가격에 매입하는 대신 117억원 짜리 채무를 해결해 준 것으로 나타났다. 매입금액은 단 돈 1달러였다.

17일 에코솔루션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반기보고서 등에 따르면 에코솔루션은 지난 6월 램튼그룹에 1달러를 받고 케이만군도에 설립해 둔 자회사 그린월드리소스(Green World Resourced Ltd)와 GBDI(GBD INVESTMENT LIMITED)를 팔았다.

2008년 설립 당시 GWRL의 설립자금은 약 150억원이었고, 이 보다 앞서 2006년에 설립된 GBDI는 에코솔루션이 약 350억원을 투입한 회사다.

또 램튼쪽에 팔릴 때 GBDI는 GWRL의 자회사였고, GWRL의 설립자금은 GBDI로부터 차입한 돈이다. 즉, GBDI가 이때 에코솔루션에 빌려준 돈을 램튼이 받지 않겠다고 한 것이다.

그렇다면 왜 램튼은 117억원을 벌 수 있는 채권을 포기한 것일까. '조세천국' 케이만군도에 설립돼 있는 법인 두 곳을 단 돈 1달러에 매입할 수 있었기 때문이란 게 에코솔루션 측 설명이다.

에코솔루션 관계자는 "일본 창투사인 테라는 세금을 내지 않는 케이만군도에 해외펀드를 만들기 위해 법인을 세우기 위해 준비 중이었다"며 "이 과정에서 인적 네트워크 등을 통해 에코솔루션과 연결이 됐고, 법인 한 개당 20~30만 달러 가량 비용이 드는데 이 돈을 아끼는 대신 에코솔루션의 자회사 두 곳을 매입키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에코솔루션 입장에서도 법인설립 이후 계속 손실이 났던 GWRL을 연내 매각하려고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램튼 쪽에 팔기로 결정한 것"이라며 "1달러에 파는 대신 GBDI가 보유 중이던 117억원 짜리 채권을 포기해 줄 것을 요청했었다"고 설명했다.

일본 창투사가 돈을 들이지 않고 해외법인을 확보하는 대신 거액의 현금을 챙길 수 있는 채무를 면제해 줬다는 얘기다.

불과 두 달 전인 올해 5월까지 에코솔루션의 자회사였던 GWRL과 GBDI는 '에코솔루션→GWRL→GBDI'로 이어진 모(母)-자(子) 관계였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