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의 프론티어사업은 실험실에 갇힌 과학이 아니라 기업에 이전할 수 있는 실용기술을 개발하는 국가 프로젝트다. 한국경제신문은 지난 10여년간 추진된 1기 프론티어사업 중 성공적으로 중소기업에 이전된 사례를 발굴해 매주 수요일자에 소개한다.



디지털바이오텍(대표 묵현상)은 21세기프론티어사업 프로테오믹스이용기술개발사업단과 함께 세계 최초로 혈액 이용 치매 진단 키트(사진)를 개발했다.

이 회사는 프로테오믹스사업단에서 'RAGE-아밀로이드 베타 펩티드 상호작용 억제물질 스크리닝 기술'을 2008년 7월 이전받아 서울대 연구진과 함께 알츠하이머병(치매) 예방과 치료제 개발에 응용하는 연구에 집중했다. 그 결과 치매 치료제 신약후보물질(DBT-066)을 발굴했으며 올해 1월 다국적 제약사 로슈와 2억9000만달러 규모의 기술 이전 및 공동 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시판 중인 치매 치료제는 아세틸콜린에스테라제 저해제로 원인 치료보다는 일시적인 증상 완화에 초점을 맞춘 약물이 대부분이다. 반면 DBT-066은 치매 원인물질인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이 혈액에서 뇌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매개하는 'RAGE 수용체'를 직접 차단한다.

이 회사는 또 프로테오믹스사업단과 함께 발굴한 트렌스티레틴(TTR)표지자 단백질을 이용해 혈액으로 치매를 진단할 수 있는 키트를 개발해 시제품을 임상시험 중이다. 이 진단기술은 기존 인지테스트나 자기공명영상(MRI) 촬영과 달리 특정 단백질을 통해 진단하므로 90% 이상 확진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시전리소시스 등 복수의 해외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세계 치매 치료제 시장은 2017년 90억달러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장수홍 디지털바이오텍 상무는 "치매 치료제가 국내 기술로 개발되면 경제 파급효과는 물론 환자와 가족들 삶의 질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한경·프론티어 사업단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