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한 상장사의 최대주주가 반기보고서가 나오기 전에 보유지분을 모두 처분해 배경을 놓고 의혹이 일고 있다. 회계법인으로부터 '의견거절'이 나올 것을 미리 안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조카인 신동훈 사이드웨이파트너스 대표는 지난 5일부터 10일까지 한와이어리스 보유지분 27.2%를 장내외에서 모두 처분했다.

신 대표가 보유지분을 모두 처분한 직후인 지난 16일 한와이어리스는 '계속기업에 대한 중대한 불확실성'을 이유로 제일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다고 밝혔다.

한와이어리스의 반기 감사를 맡은 관계자는 "상반기 말 현재 한와이어리스의 유동부채는 유동자산을 60억6200만원 초과, 64억4100만원의 자본잠식이 발생했다"며 "한와이어리스의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여부는 현재 진행중인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조달과 경영개선계획의 성패에 따라 결정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만일 회사의 계획에 차질이 있는 경우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이 어렵다"며 감사의견 거절 사유를 밝혔다.

한와이어리스가 '의견거절'을 받은 주요 문제 중 하나는 자본잠식으로, 이는 유동부채에서 발생했다. 특히 지분투자회사인 이노엠텍에서 지급보증을 사유로 27억1000만원의 보증손실을 입었고, 이 금액은 유동부채인 보증손실 충당부채에 들어갔다. 또 이노엠텍 등에 대여한 6억4100만원도 전액 대손충당금으로 설정됐다.

이노엠텍을 통해 발생한 유동부채는 총 33억5100만원으로 자본잠식금인 64억4100만원의 절반이 넘는다. 한와이어리스는 2008년 현 최대주주인 아이엔와이어리스홀딩스와 2대주주인 한아이비가 보유하고 있는 이노엠텍의 지분 49%를 198억원에 샀다.

한와이어리스 관계자는 "아이엔와이어리스홀딩스의 실제 소유자는 신동훈씨"라며 "2년전 매각하기는 했지만 신 씨가 이노엠텍의 부실정도를 어느정도는 감지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 씨가 이노엠텍 부실에 의한 한와이어리스의 재무구조 악화를 알고, 반기보고서가 나오기 전 보유지분을 매각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본지는 사이드웨이파트너스를 통해 신 대표에게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