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중순의 중고차 시장은 전반적으로 한산한 모습이다. 성수기였던 7월에 비해 소매시장 판매량부터 크게 감소했다. 차량을 판매하기 위한 경매 출품도 많지 않다. 시장이 일시적인 휴식기에 들어선 것이다.

그러나 중고차 도매상들이 추석 명절에 대비,물량 확보에 본격 나서는 이달 말부터 가격이 다시 오를 것으로 보인다. 중고차 수요가 많은 추석 명절이 전통적인 성수기로 업계에서는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명절이 지나가면 다시 비수기가 시작되는 게 일반적인 시장 흐름이다.

따라서 차량을 팔려는 개인들은 이 시기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대개 추석이 지나면 가격이 하락한다. 반대로 중고차 구입을 고려하고 있다면 굳이 서둘러 차를 살 필요가 없다. 추석 명절 이후 시장 가격 추이를 살펴본 후 차를 구입해도 늦지 않다.

최근 자동차 시장의 최대 이슈는 기아자동차의 선전과 신형 아반떼의 출시다. 두 이슈가 중고차 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고 있을까. K5 등 올해 출시된 기아차 신모델은 중고차 시장에서 귀하신 몸이다. 신차가 잘 팔리면서 덩달아 몸 값이 올랐다. 하지만 구모델의 가격은 요지부동이다. 기아차 신차효과의 파급 범위가 신모델에만 국한돼 있다는 뜻이다.

또 현대차가 신형 아반떼를 내놓으면서 구형 아반떼의 가격이 떨어졌을 것이라는 추측이 많지만,이는 잘못된 것이다. 신모델이 시장에 유입되는 시간을 감안하지 않아 이 같은 오해가 생긴 것이다. 실제 시장을 보면 신형 아반떼 출시 후에도 구형 모델의 경매 낙찰률과 가격은 꾸준한 편이다. 신형 아반떼가 중고차 시장에 쏟아지는 시기는 출시 이후 6개월에서 1년이 지난 후가 될 전망이다. 이때가 돼야 구형 모델의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물론 신모델 출시 소식만으로 기존 모델 중고차 가격이 떨어지는 사례가 있다. 판매된 물량이 적은 차종일수록 이 같은 경향이 심하다. 아반떼처럼 물량이 많고 소비층이 두터운 차종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천천히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다.

돌발 악재로 인해 해당 메이커의 모든 모델이 한꺼번에 영향을 받는 경우도 있다. 도요타의 리콜 사태 직후 도요타 브랜드 차량의 가격이 일제히 요동친 것이 대표적이다.

전반적인 중고차 시장의 흐름은 어느 정도 짐작이 가능하다. 하지만 개별 모델의 가격 변화를 맞추기는 쉽지 않다. 중고차를 거래하는 소비자의 현명한 판단과 선택이 중요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글로비스 자동차경매장 부장 rjs3762@glovi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