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의 경기둔화가 가속화되면서 위안화 환율과 외환보유 정책에서 변화가 감지된다. 달러당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려 수출을 유지하고, 다양한 외화표시 자산을 보유함으로써 세계경제의 불안정성에 대비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이들 정책은 모두 미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어서 마찰도 빚어진다.

최근 발표된 중국의 경제지표는 경기둔화 현상을 뚜렷이 보여주고 있다. 중국의 7월 물가상승률은 21개월 만의 최고치인 3.3%를 기록한 반면 산업생산증가율은 전월보다 0.3%포인트 하락한 13.4%를 기록했다. 특히 수출주도형 경제구조인 중국은 지난달 수출증가율이 크게 둔화되자 불안감이 커졌다.

이에 따라 지난 6월 이후 꾸준히 오르던 위안화 가치는 최근 다시 급락세다. 지난 16일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가치는 달러당 6.8038위안까지 떨어져 그동안의 절상 폭을 절반 이상 깎아먹었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수출증가율 둔화를 만회하기 위해 위안화 가치절상을 늦추고 있는 것으로 해석한다.

중국의 외화자산 운용도 관심이다. 최근 중국 정부는 보유 자산의 다양화를 위해 미 국채보유량을 줄이고 있지만 미국은 이를 '위안화절상 압력에 대한 맞대응'으로 해석하고 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6월 미국 국채 240억달러어치를 처분해 보유량을 8437억달러로 줄였다. 지난 4월 9000억달러를 돌파한 후 2개월 연속 줄은 것이다.

중국의 미 국채 매도는 미국 경제에 부담이다. 국채 수요를 줄여 금리를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미 정부는 12조3000억달러에 달하는 외채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내수 경기도 더욱 침체될 수 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