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총리 후보자의 '형님정치'가 화제다. 박지원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17일 오찬 기자간담회에서 총리 내정 직후 이뤄진 김 후보와의 전화내용을 소개했다. 박 대표는 "개각이 발표된 직후 김 후보자한테서 전화가 왔다. 김 후보자가 대뜸 '형님 저 태홉니다'라고 인사하기에 '오냐 너 좀 혼나봐라'라고 했다"고 전했다.

박 대표와 김 후보자는 평소 잘 알고 지내는 사이다. 박 대표는 "김 후보자가 800명을 형님이라고 부른다는데 내가 몇 번째 형님인지 잘 모르겠다"며 "청문회에 나오는 인사들은 다 나와 친하거나 평소에도 만나는 분들"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이재오 특임장관 후보자의 청문회를 직접 챙기고 있다고 했다. 박 대표는 "이 후보자와는 평소에도 가끔 밖에서 따로 보는 사이"라며 "그래도 할 건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전당대회 룰 논란에 대해 "정세균 전 대표,손학규 고문과 쇄신연대 측에서 모두 나를 공격하는 건 아주 잘된 일"이라며 "그러니까 공정하게 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전당대회 룰이나 지도체제와 관련해선 말을 아꼈다. 박 대표는 "전대준비위에서 어느 쪽이든 한쪽 방향으로 잘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나 자신이 비대위 대표이기 때문에 이런저런 얘기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국회운영과 관련,"우리의 자세는 싸우지 않겠다는 것이다. 예산도 법정시일 안에 끝내는 좋은 선례를 만들면 얼마나 좋겠나. 그러려면 정부 여당에서 야당에 싸우지 않을 명분을 줘야 한다"며 "내가 반대만 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건 10년 집권 경험을 가진 성숙한 야당으로서 대안을 내놓겠다는 얘기"라고 강조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