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차기 유력 당권주자인 손학규 정동영 상임고문과 정세균 전 대표 등 이른바 '빅3'가 차별화된 승부수를 준비하고 있다. 손 고문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며 대중성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정 고문은 민주당의 적자라는 정통성을 경쟁력으로 꼽는다. 정 전 대표는 당내 친노그룹과 지역위원장 분포 등 조직력에서 앞서 있다는 평가다. 세 사람의 장단점이 서로 맞물려 있어 차기 당 대표를 쉽사리 점치기 어려운 형국이다.

17일 현재 여론조사 등 대중성에서는 손 고문이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손 고문은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놓지 않았다. 가장 최근 실시된 내일신문(한길리서치)의 일반 유권자 대상 차기 당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서도 27%의 지지율로 정 고문(11%),정 전 대표(8%)를 크게 앞섰다. 대의원 여론조사에서도 정 고문과 2~4%포인트 차의 박빙이기는 하지만 1위를 달리고 있다. 손 고문은 "당원들이 국민의 뜻을 따를 것이라고 믿는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다만 지난 2년여 동안 여의도 정가를 떠나 있어서 조직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점과 과거 한나라당 소속이었던 전력이 약점으로 꼽힌다.

정 고문은 민주당의 정통성과 밑바닥 '당심'을 경쟁력으로 꼽았다. 정통성은 한나라당 전력이 있는 손 고문을 겨냥한 차별화 포인트다. 한때 막강했던 정 고문 측의 조직력은 지난해 무소속 출마와 복당 과정을 거치면서 상당부분 훼손됐다. 정 고문 측은 "이명박 대통령과 유일하게 맞붙어본 야당 지도자이고 당원들의 생각을 가장 잘 반영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강조한다. 세 사람 가운데 당내 고정 지지층이 가장 두텁다는 평가다. 손 고문과 정 전 대표 측의 세가 상당부분 겹치는 점도 유리한 포인트다.

정 전 대표는 상대적으로 낮은 대중성을 당내 친노그룹과 486 원내외 인사들의 지지로 만회하고 있다. 당의 핵심으로 부상한 486 원내외 지역위원장 가운데 약 7할이 정 전 대표 측으로 기울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당 대표를 지내면서 치른 세 번의 재보궐 선거와 지방선거를 통해 상당수 당연직 대의원들을 잠재적 우군화한 것이 최대 강점이다. 정 전 대표 측은 여론조사에서는 뒤지고 있지만 막상 선거전에 들어가면 조직력이 힘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세 사람의 경쟁력도 다르고 대의원 분포도 한쪽으로 치우쳐 있지 않아 쉽사리 승부를 예측할 수 없다"며 "결국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