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국내 연구진이 혈관신생(몸속에 새로운 혈관이 만들어지는 현상으로 악성 종양의 성장·전이의 주요 과정)에 관여하는 새 인자를 발견하고 이를 차단하는 제재를 개발했다.

고규영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와 남도현 삼성의료원 교수 공동 연구진은 18일 기존 혈관성장인자(VEGF·혈관신생을 촉진하는 인자)를 제외하고 또 다른 성장인자(안지오포이에틴-2:Ang2)가 있다는 사실을 새로 발견,두 인자를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이중혈관성장 차단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이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삼성의료원의 난치암정복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성과는 암 분야 권위 학술지 ‘캔서 셀’ 17일자 표지논문에 게재됐다.

연구진에 따르면 그동안 의학계에서는 VEGF가 혈관신생에 중추적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고 이를 억제하는 항암제인 아바스틴(Avastin)을 개발해 암 환자들에게 투여해왔다.그러나 항암 효과가 크지 않고 오히려 암을 촉진시키는 등 부작용이 많아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진은 VEGF 억제제를 투여하자 Ang2가 급격히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VEGF와 Ang2 를 동시에 차단하는 ‘이중혈관성장 차단제’를 제작해 환자에게 투여한 결과, 기존 VEGF만을 차단했던 제재보다 암 성장과 전이를 각각 2.1배와 6.5배 가량 효과적으로 차단한다는 사실을 실험적으로 입증했다.

고규영 교수는 “효과는 탁월하고 부작용은 적은 신개념 항암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연구의의를 밝혔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