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 · 고가에 이어 3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도 경매 시장에서 인기를 잃고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 장기화와 금리 추가인상 우려 등으로 주택값 하락세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8일 경매정보 업체인 디지털태인에 따르면 이달 들어 15일까지 수도권 경매법정에서 매각된 감정가 3억원 이하 아파트 1806건의 평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지난달 80.6%보다 2% 포인트 낮은 78.6%를 나타냈다.

3억원 이하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이 80%를 밑돈 것은 금융위기 여파로 경매물건이 쏟아진 작년 1월(79.4%) 이후 19개월 만이다. 작년 9월 93.3%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그동안엔 80~90대%를 유지해 왔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77.5%로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대규모 입주 물량이 대기 중인 분당과 용인은 지난달보다 7%포인트 넘게 떨어지며 76.4%를 보였다. 시흥과 안양도 2회 유찰된 일부 비역세권 물건이 감정가 대비 70%대 초반에 낙찰되면서 낙찰가율이 76.8%에 머물렀다. 이는 전달보다 8%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서울은 3.1%포인트 내린 82.0%였으나 인천은 80.8%로 1.2%포인트 상승했다. 인천의 경우 도심이나 지하철역과 가까운 물건이 상대적으로 비싸게 매각돼 낙찰가율이 일시적으로 올랐다.

3억원 이하 수도권 아파트의 낙찰률(경매물건 대비 낙찰물건 비율)도 덩달아 떨어졌다. 이달 15일까지 낙찰률은 29.6%로 전달보다 2.8%포인트 낮아졌다. 건당 평균 입찰자 수도 0.17명 줄어든 5.54명에 그쳤다.

이정민 디지털태인 조사팀장은 "3억원 이하 물건은 자금 부담이 덜해 경매시장에서 인기가 많았으나 최근 가격하락 우려가 높아지면서 2회 이상 유찰 사례가 늘어나 낙찰가율이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