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등생 대상 '실속형 영어학원' 쑥쑥 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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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기·말하기 영어교실 '랩스쿨'…YBM 등 학원 대기업 대거 진출
1억 투자해 月 500만원 수입…영어전문가 아니어도 운영 가능
1억 투자해 月 500만원 수입…영어전문가 아니어도 운영 가능
불투명한 경기전망으로 움츠러든 창업시장에서 '영어학원'은 고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학원 명가나 대기업들이 운영하는 영어학습 프랜차이즈인 YBM잉글루,윤선생영어숲,하우투잉글리시 등이 공격적으로 가맹점 모집에 나서면서 영어학원가에 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특히 고액 영어과외를 대신하는 1인당 15만~20만원 정도의 초 · 중학생 대상의 실속형 영어학습 교실이 인기다. 이동현 YBM시사닷컴 대표는 "영어 조기교육이 전국으로 확산되는 단계여서 영어학원 창업 기회가 크게 늘어났다"며 "YBM잉글루는 3년 안에 1000호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기주도형 영어교실 급팽창
초 · 중학생 대상 영어학원들이 학습 프로그램을 다원화해 학부모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다. 기존 대형 영어학원에 비해 가격을 낮춘 자기주도형 '랩스쿨' 프랜차이즈들도 급증하고 있다. 4년 전 500여곳에 불과하던 랩스쿨은 현재 4000여곳에 달한다. 어학실습실을 갖춘 랩스쿨은 듣기 · 말하기 위주로 교육한다. 학생들은 자신의 수준에 맞춰 진도를 나간다.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한 달 정도 교육을 받으면 영어 전문가가 아니어도 랩스쿨을 운영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해법영어,무무영어,GnB 등이 랩스쿨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YBM잉글루 가맹점은 올 들어 50여개 늘어나 290개에 달한다. '이보영의 토킹클럽'도 초 · 중학생 대상 '말하기 중심 학습법'을 선보였다. 올해 창업 30주년을 맞은 윤선생영어교실의 '윤선생영어숲'은 작년 2월 론칭 후 전국 가맹점 수가 900개에 달한다. 대입 명문인 대성학원이 운영하는 '하우투잉글리시'도 론칭 4년 만에 250개를 돌파했다.
◆영어 관심 있으면 성공 가능성 커
서울 봉천동 현대시장 사거리에서 'YBM잉글루' 봉천 제1학습관을 운영하는 심정경 원장은 운영 3개월 만에 월 수익이 500만원을 넘어섰다. 지난해까지 심 원장은 영어교육 관련 기업에서 근무하던 맞벌이 부부였다. 아이들이 크면서 직장생활을 하기가 어려워 영어교실을 창업했다. 봉천 제1학습관은 130㎡ 규모로 투자비(점포비 포함) 1억원이 들어갔다. YBM의 브랜드 파워에다 인근 은천초등학교 학생을 중심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학생들이 늘고 있다. 첫달에 30여명이던 학생 수가 이달 초 100명을 돌파했다. 학생 1인당 학원비는 16만~18만원이다.
심 원장은 "자영업은 해본 적이 없어 걱정을 많이 했으나 본사 매뉴얼대로 따라해 보니 크게 어렵지 않다"며 "시간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힘든 업종이 아니어서 주부들의 창업 아이템으로 적당하다"고 말했다.
'윤선생영어숲' 구로서부센터도 성공 점포로 꼽힌다. 지난해 8월 오픈한 뒤 1년 만에 회원 수가 150명을 넘어섰다. 장미현 원장은 "원생들의 95%가량이 초등학생이어서 영어와 친해지도록 유도하고 있다"며 "마켓데이(시장놀이) 등 다양한 이벤트를 만들어 아이들이 즐기면서 영어를 배울 수 있게 한 결과 학생과 학부모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소개했다.
장 원장은 창업에 앞서 윤선생영어교실에서 2년 정도 상담사를 지냈다. 그는 100㎡ 규모의 구로서부센터 개설을 위해 1억원을 투자했다.
◆초기 운영자금 넉넉히 확보해야
영어교육 프랜차이즈를 선택할 때는 어떤 학습 프로그램과 커리큘럼을 갖췄는지,강사에 대한 본사 재교육이 어떻게 이뤄지는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영어 조기교육 붐으로 당분간 시장 확대가 지속될 전망이지만 과도한 초기 투자는 피해야 한다. '하우투잉글리시'를 운영하는 디지털대성의 이준호 본부장은 "교육사업인 만큼 학생들을 모집해 사업이 안정되려면 1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개업 초기에 무리하게 자금을 투자하면 뒷돈 부족으로 운영난에 부딪칠 수 있다"며 "초기 운영자금을 확보하고 사업을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글 · 사진=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