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과 국내 은행들도 보유 중인 위안화를 이용해 중국의 채권시장에 투자할 수 있게 됐다. 중국이 국내 채권시장을 해외 기관투자가들에게 개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위안화의 국제화를 위한 진전된 조치로 평가된다.

중국인민은행은 18일 위안화를 보유한 외국 금융기관이 자국 내 은행 간 채권시장에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중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한국 등 각국 중앙은행과 홍콩 마카오 등의 위안화 결제은행,그리고 위안화 무역결제를 하는 우리은행 등 외국은행은 중국에서 위안화표시 채권을 거래할 수 있게 됐다.

인민은행은 이번 조치가 위안화가 국제통화로서의 역할을 확대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2003년 북한을 비롯한 유라시아 7개국과 '상호화폐결제협약'을 맺으면서 위안화의 국제화를 처음 추진했다. 또 2009년 6월 위안화 무역결제를 허용했지만 해외 거래기업들이 위안화 결제를 기피해 별다른 성과를 보지 못했다. 위안화를 받더라도 마땅한 투자수단이 없어 다시 달러나 자국통화로 바꿔야 하는 불편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위안화를 가진 기업들도 자국 은행을 통해 위안화표시 채권에 투자할 수 있게 돼 위안화 무역결제도 활성화될 전망이다. 홍콩 HSBC 마크 맥코비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조치는 위안화 무역결제보다 훨씬 더 의미 있는 조치"라며 "중국 채권시장에 더 많은 자금이 유입돼 위안화 가치 상승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