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간을 제조업체가 자발적으로 표시하는 제도가 올해 도입된다.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은 관련 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권장 안전사용기간 표시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가전제품을 장기간 사용하면 부품과 배선 등의 절연 성능이 떨어져 감전이나 화재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 이를 막기 위해 제조자가 자발적으로 제품을 안전하게 쓸 수 있는 기간을 제품에 표시토록 하겠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다. 기술표준원은 장기간 사용했을 때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높은 제품으로 냉장고 세탁기 식기세척기 전기매트 선풍기 헤어드라이어 전기온수기 등 7개 품목을 선정했다. 이 가운데 업계의 합의가 도출된 냉장고 세탁기 식기세척기 등 3개 품목은 올해 안에 제도를 시행할 계획이다. 전기매트 등 나머지 4개 품목에 대해선 추가 의견조율을 거쳐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할 방침이다.

또 제도 도입 이후 권장 안전사용기간이 지난 제품에 대해선 안전점검을 받아 안전성을 확인한 후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안전점검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기술표준원 관계자는 "사용기간 표시제가 소비자에겐 제품 구매 가이드로 활용되고,제조업체들에는 안전제품 생산 분위기를 조성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발생한 9291건의 전기 관련 화재사건 중 전기제품의 장기사용으로 인한 사고는 1920건으로 전체의 20.5%에 이른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