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이제 생활필수품? … 개인 구매자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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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 개인구매자 전년대비 30% 증가
전자기기 전문 상가로 유명한 종로 세운상가와 용산 전자상가에 최근 새로운 수요층이 나타났다. ‘개인 CCTV 구매자’이다. CCTV 판매업체들은 올 상반기 개인구매자가 전년동기 대비 30% 가량 증가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제이월드 조시원 총매니저는 “지난 해 연말부터 개인 구매자가 늘기 시작해 올해는 2년 전보다 3배 정도 증가했다”며 “인터넷이나 대형 할인마트에서 구매하는 사람까지 합하면 그 수는 훨씬 많은 것”이라고 밝혔다.
업체들에 따르면 예전에는 주로 관공서, 학교 등의 공공부문이나 기업을 중심으로 소비가 이뤄졌지만 이젠 개인구매자들이 감시카메라에 지갑을 열고 있다.
영도시큐리티 유동열 사장은 “맞벌이 부부들이 베이비시터나 치매 걸린 노인을 지켜보기 위해, 혼자 사는 여성들이 성범죄 불안으로 구매하는 등 CCTV를 생활용품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한국물가협회와 중소기업청 측은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지만 최근 감시카메라 시장에 민간부문과 공공부문 수요가 동시에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전했다.
방범 수요 많아지며 CCTV 인식도 바뀌어
CCTV 판매업체들은 개인구매가 증가하는 이유로 ‘경기침체’, ‘인식변화’, ‘가격하락’을 꼽았다.
제이월드와 KORISS, Leaders CCTV 등은 ‘경제가 어려우면 개인 수요가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경기가 나빠지면 좀도둑이 많아져 예방차원에서 CCTV를 설치하려는 개인구매자들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KORISS의 경우, 2008년 불황이 닥치며 개인 수요가 30% 이상 뛴 것으로 드러났다.
이전에 비해 CCTV에 대한 거리감이 줄어든 것도 개인 수요 증가에 일조했다. CCTV가 사회에 정착하던 시기엔 사생활 유출에 대한 논란이 거셌지만 최근 성범죄, 교통사고 수사에서의 활약이 두드러지며 사람들의 인식이 변했다는 설명이다.
CCTV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구매자들의 눈도 높아지고 있다. 업체들은 매장을 찾기 전 인터넷으로 미리 시장동향을 살펴보거나 최신기술 제품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3S CCTV 김동준 유통사업부 과장은 “사람들이 카메라에 대해 잘 모를 때는 디자인을 보고 골랐지만 요즘은 소프트웨어를 보고 구입한다”며 “스마트폰에 연동할 수 있는 카메라를 찾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카메라 가격이 하락한 것도 개인 소비가 증가한 원인 중 하나다. 기존 카메라 가격은 CCTV 제조업체가 늘고 신기술 제품이 연이어 출시되며 크게 떨어졌다.
3S CCTV에 따르면, 중소업체들이 제조하는 CCTV 가격은 3년 전에 비해 50% 정도 내렸다. “가장 잘 나가는 가정용 돔카메라는 지난 해보다 30% 가량 하락, 3만5000천원에 거래된다”는 의견도 있었다.(제이월드)
그러나 이처럼 개인들의 CCTV 구매가 늘어나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공공부문의 경우, 카메라 영상에 대한 정보처리 방안이 법제화돼 있지만 민간부문은 따로 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장여경 진보네트워크센터 활동가는 “개인들이 아무런 절차와 제한 없이 인터넷에서 CCTV를 쉽게 구입할 수 있어 폐해가 더 크다”며 “촬영당하는 당사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규제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인턴기자 ji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