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조립생산 업체인 대만의 폭스콘이 중국 내 근로자 인력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그러나 근로자 자살 사건으로 임금이 크게 오른 선전공장의 인력은 오히려 줄여 내륙 중심으로 생산체제를 재편할 예정이다.

19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폭스콘은 내년 말까지 중국 내 근로자를 130만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지금의 92만명에 비해 40%나 많다. 반면 현재 폭스콘의 최대 생산기지인 선전공장 근로자 수는 향후 5년 동안 47만명에서 30만명으로 36%나 줄일 예정이다. 선전공장의 기능도 생산보다는 연구와 디자인 등 고부가가치 업무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혀 내륙지역 공장 중심으로 생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폭스콘 관계자는 "허난성,쓰촨성 등 내륙지역에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며 "근로자들도 자신들의 집과 가까운 공장에서 일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인력 고용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폭스콘은 이 밖에 충칭 등 다른 내륙지역에서도 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다.

폭스콘은 애플의 아이폰을 비롯,델 휴렛팩커드(HP)의 PC,노키아의 휴대폰 등 글로벌 기업들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올해 선전공장 근로자들의 잇단 자살 사건으로 열악한 노동 환경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자 단계적으로 임금을 100% 이상 인상키로 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공장을 내륙 또는 해외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폭스콘 관계자는 "임금 인상으로 인해 단기적으로 회사 실적이 악화될 수 있겠지만 생산성 향상과 자동화를 통한 비용 절감 등을 추진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보면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폭스콘은 근무시간이 과도해 근로자들의 자살이 잇따랐다는 지적에 따라 월 초과근무 시간도 예전의 80시간에서 36시간으로 줄였다고 밝혔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