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인 스탠리 드러켄밀러(57 · 사진)가 수익률 중압감에 대한 스트레스로 30년된 자신의 헤지펀드 뒤켄캐피털매니지먼트를 해산키로 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드러켄밀러는 18일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수익에 대한 심리적 압박이 너무 심하다"며 헤지펀드를 해산하고 투자금을 수익과 함께 돌려준다고 통보했다.

그는 "오랜 기간에 걸친 시장 경쟁이 개인적으로 너무 큰 부담이었다"며 "고객들에게 수익을 가져다 준 기쁨은 매우 컸지만,수년간 수익 저하로 인한 실망이 커져 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고백했다.

1981년 뒤켄캐피털을 세운 그는 1986년부터 연 30%가 넘는 수익을 올리며 유명세를 탔다. 자신의 회사를 운영하면서 소로스펀드 매니저로도 활약,1990년대 초 조지 소로스가 영국 파운드화 폭락에 베팅해 막대한 이익을 챙겼을 때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다. 그는 10년 전 소로스펀드를 떠나 자신의 펀드 운용에 집중해왔다.

드러켄밀러는 펀드 규모가 커지면서 성과를 내기 더 힘들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소로스펀드를 떠난 것이 점점 커지는 펀드 덩치가 운용능력에 주는 부담 때문이었는데 뒤켄펀드도 같은 문제를 안게 됐다"고 말했다.

120억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 뒤켄캐피털은 2008년 금융위기 여파로 다른 헤지펀드가 평균 19% 손실을 입는 와중에서도 11% 수익을 냈다. 그러나 지난해 수익률이 경쟁 헤지펀드사들에 밀렸고,올 들어 5%의 손실을 냈다. 연말까지 현재의 상황이 지속된다면 헤지펀드 운용경력 30년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수익률을 기록하는 오점을 남기게 된다. 미 언론들은 이 같은 성과 부진이 과거 전설적 수익으로 명성을 쌓아온 그에게 자신감 상실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뒤켄캐피털은 창립 30주년을 맞는 내년 2월께 문 닫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