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이 광주 돔야구장에 이어 대구 돔구장과 인천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건설 프로젝트에서 철수키로 해 민자 체육시설 사업이 위기에 빠졌다. 부동산 경기침체로 사업성이 불투명해진 데다 해당 자치단체장마저 반대하는 등 사업환경이 급속히 악화된 때문이란 분석이다. 돔구장을 기다려온 야구팬들은 잇따른 사업 철수에 아쉬움을 표하고 있고 인천 주경기장 인근 주민들은 개발특수가 사라졌다며 인천시를 비판하는 모양새가 됐다.

◆대구 돔구장

포스코건설은 돔야구장 건립 장소,형태와 관련해 추가 사업계획안을 제출하지 못했다. 돔구장 건설사업 철수에 들어간 것이다. 대구시는 이에 따라 이 사업에 대해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대구시는 돔구장을 포기하는 대신 현재와 같은 오픈 구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최삼용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포스코건설이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새로운 민자 사업자도 구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돔구장 대신 오픈 구장을 짓는 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이달 중 결론을 내겠다"고 밝혔다.

대구시는 지난해 10월 포스코건설과 협약을 통해 대구 돔구장 신축을 추진해 왔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2월 대구시에 제출한 돔시티 개발사업 제안서에서 삼덕동과 대흥동 일대 83만여㎡에 2015년까지 돔야구장을 비롯해 행정타운,업무 · 주택 · 상업 시설 등을 건립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개발계획안에 공동주택(아파트) 4230세대가 포함되면서 대구시와 마찰을 빚었다. 대구시는 주택경기 악화로 미분양 아파트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대구로서는 포스코건설의 계획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포스코건설이 아파트 건립 세대 수를 크게 줄이지 않는 한 사업을 추진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포스코건설은 아파트 건설 물량이 충족되지 않으면 사업성을 맞출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인천아시안게임 주경기장

포스코건설은 '2014인천아시안게임' 주경기장을 민자로 짓겠다고 나선 최초 사업 제안자다. 하지만 이 회사는 지난 17일 사업자 선정 공모에 참여하지 않았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9월 전체 사업비(4962억원) 중 1200억원을 투자해 경기장을 준공한 뒤 30년간 무상사용해 투자비를 회수한다는 투자협약을 인천시와 맺었다.

그러나 송영길 인천시장이 취임한 이후 재정이 악화된다는 이유로 주경기장 사업을 재검토키로 하자 양측 입장이 어긋나기 시작했다. 포스코건설은 인천시가 민자사업 방식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밝힘에 따라 이번에 사업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인천시는 기존 시설을 사용해 예산 지출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광주 돔구장

광주시도 전임 시장 재임 당시인 지난해 10월 포스코건설과 돔구장 협약을 체결했다. 포스코건설이 100억원가량의 운영비를 30년 이상 부담하는 것이 조건이었다. 하지만 지난 2월 포스코건설은 공식적으로 포기를 선언했다. 부동산 경기가 급격히 악화돼 투자비 마련과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진 탓이다. 단순 건설비만 4000억원 이상 투입되는 사업이어서 현재의 시장 여건상 추진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 작용했다. 광주시는 3만여석의 돔구장 공사를 내년 하반기에 시작해 2013년 완공할 예정이었다. 강운태 광주시장은 "포스코건설의 돔구장 포기 이후 광주시는 중앙정부와 연고 프로구단 기업인 기아 등과 비용을 분담하는 문제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대구=신경원 기자 shi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