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부진 CEO 퇴진하라"…델컴퓨터 주주들 요구
델컴퓨터의 창업자 마이클 델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 사진)가 곤혹스러운 처지에 몰렸다. 실적부진과 분식회계 논란으로 전체 주주의 약 4분의 1이 퇴진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1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델 CEO는 지난 12일 열린 주주총회 때 이사 재신임 투표에서 25.1%의 반대표를 받았다. 2005년 이후 델 CEO에 대한 반대표가 4%를 넘은 적이 없었다. 다수가 찬성했기 때문에 델 CEO의 지위에는 변화가 없지만 WSJ는 이번 투표 결과가 그에 대한 주주들의 불만 고조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델 CEO는 델컴퓨터 지분 11.7%를 보유한 대주주다. 19살 때인 1984년 텍사스대 기숙사에 단돈 1000달러로 델컴퓨터를 세운 뒤 직접 주문 생산방식 등 유통혁신을 통해 델컴퓨터를 단숨에 업계 1위로 끌어올렸다. 그는 2004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으나 실적이 악화되고 HP에 1위 자리를 빼앗기자 2007년 CEO로 복귀했다. 그러나 델컴퓨터는 대만 에이서에도 밀려 현재 업계 3위로 처졌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