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부터 시작되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야당이 김태호 국무총리,이재오 특임장관 후보자 등과 관련된 새 의혹을 쏟아내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에게는 충분한 내상을 안겼다는 판단에 포문을 8 · 8 개각의 핵심 인사들로 옮기며 확전을 꾀하고 있다.

이용섭 민주당 의원은 19일 "김 총리 후보자의 부인이 2004년 경남도청 과장 출신 A씨로부터 거액을 받고 그를 경남개발공사 사장에 임명했고,이를 기사화하자 압력을 행사해 무마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A씨는 같은 해 7월 퇴직 후 경남개발 사장에 취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의원은 "조간경남신문이 '김태호 지사 인사 관련 뇌물수수' 의혹을 기사화하자 김 후보자가 신문사에 압력을 넣어 6만부 전량을 폐기했고 무마 조건으로 재정이 어려웠던 신문사에 박연차 회장을 내세워 2억원을 투자케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나중에 박 회장이 2억원이 지분투자가 아닌 신문사 전산시스템 공사대금으로 사용된 것을 알고 신문사 상무를 상대로 고소까지 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김 후보자 측은 "내용이 너무 소설 같고 황당무계해서 대꾸할 가치조차 없다"며 "조간경남은 선거 때 잠깐 창간했다 폐간된 신문이며 이 의원에게 제보한 사람은 변호사법 위반 및 사기혐의로 징역 4년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는 게 현지 언론의 보도"라고 반박했다.

이 특임장관 후보자의 '학력 위조'의혹도 새롭게 제기됐다. 박기춘 민주당 의원은 "이 후보자가 국민대 '농업경영학과(중앙농민학교)'를 졸업한 것으로 돼 있는데 중앙농민학교는 국민대가 인수한 것은 맞지만 별도의 학교로 운영되다가 1972년 폐지된 학교로 '국민대 졸업'은 명백한 허위 기재"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자가 1966년 입학해 70년 졸업한 것과 관련,"66년 4월부터 69년 4월까지 경기도 포천에서 군복무 중인 일반사병이 서울과 포천을 매일 오가면서 학교 생활을 했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 후보 측은 "군인 교사로 군복무를 하면서 영외 생활이 가능해 주말과 방학을 이용,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며 "중앙대를 다니다 제적된 사정을 교수들이 알고 배려해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민주당은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동생이 설립한 신생조경기술사 사무소가 설계 실적이 없음에도 은평뉴타운 1 · 2 · 3지구와 진 후보자의 지역구인 성동구 한강 뚝섬 통합디자인 설계 업체로 선정됐다"며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또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한 진 후보자의 장녀가 이 사무소에서 근무한 전력이 있고 국민연금에도 가입했다고 덧붙였다. 진 후보자는 "동생의 사업은 공정한 경쟁을 통해 따낸 것이며 딸이 국민연금에 가입한 것은 미국에서 취업이 어려워 잠시 국내에 들어와 취업을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형호/장진모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