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오늘을 즐겨라'의 MC 정준호가 독설가 김구라와의 설전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지난 11일 있었던 '오늘을 즐겨라' 첫 촬영의 미션은 '기자회견을 즐겨라'.

예능 프로그램 MC는 처음인 신현준, 정준호는 날카로운 기자들의 질문을 예행연습하기 위해 평소 독설가로 이름난 김구라를 카메오로 초대해서 모의 기자회견을 가졌다.

김구라는 우선 연예계의 신사로 알려진 정준호를 지목해서 질문을 했다. 김구라가 정준호에게 던진 첫 질문은 "당신 말투가 원래 그렇게 가식적이야? 원래 그렇게 정치적이야?" 처음 만난 사람에게 그런 식으로 말하는 건 처음 당해보는 일이라 순간 정준호는 당황했고, 이어지는 추궁에 제대로 답하지도 못했다.

녹화 끝나고 정준호는 이때부터 심하게 갈등했다고. '이거 내가 엄청난 일을 저질렀구나. 이 바닥은 여태껏 내가 경험한 세상과는 다르구나. 여기는 원래 이런 바닥이구나. 지금이라도 그만둬야하나...'

곧이어 김구라가 계속 질문했다. "이래가지고 리얼 버라이어티 잘 할 수 있겠어?" 갈등하던 정준호의 답은 "오늘이 마지막 녹화인 것 같습니다"였다. 정준호는 녹화 후에 "많은 사람들을 만나봤는데 김구라 같은 사람은 처음이다. 어떻게 처음 보는 사람에게 저렇게 무례할 수 있는가"라고 말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설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정준호가 화도 내지 않고 너무 진지하게 나오니까 이번에는 김구라가 당황하기 시작했다. 보통 독설에 맞받아쳐줘야 서로 주고받고 할 텐데 정준호가 너무 젠틀하게 나오니 나중에는 김구라가 정준호의 말을 일방적으로 듣는 형국이 됐다.

나중에 정준호는 "김구라의 약점을 알았다. 김구라에게는 휘둘리지 말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맞서야한다. 김구라는 조금이라도 허점을 보이면 그 빈틈을 정확히 파악해서 뚫고 들어오는 인파이터다. 당황하지 말고 자기페이스대로 나가면 오히려 김구라는 당황해한다"고 김구라의 독설을 이겨낸 비결을 전했다.

또한 "김구라에게 많이 배웠다. 그는 진정한 프로이다. 자기가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고 최대의 결과를 내는 예능인이다"라며 김구라에게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구라도 촬영장을 떠나면서 담당PD에게 "멤버 중에서 정준호의 활약이 가장 기대된다. 정준호는 예능에서는 처음보는 캐릭터이다. 정준호의 진정성이 시청자들에게도 통할 것이다"라고 전했다는 후문이다.

신현준, 정준호, 공형진, 김현철, 정형돈, 서지석, 승리가 MC로 나서서 오늘을 즐겁게 보내는 방법들을 모아 책을 완성하는 과정을 담는 '오늘을 즐겨라'는 오는 22일 오후 6시 40분에 첫 방송된다.

한경닷컴 김명신 기자 s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