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 딥'(double-dip) 우려가 글로벌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더블 딥 우려가 불거지거나 옅어질 때마다 증시는 한 달이 멀다 하고 하락과 상승세를 번갈아가며 갈지자 행보다. 집 값도 더블 딥의 눈치를 보기는 마찬가지다.

더블 딥은 경기 침체 후 회복세를 타던 경제가 다시 부진에 빠지는 이중 침체를 일컫는다. 모건스탠리의 스티븐 로치 수석이코노미스트(현재 아시아 회장)가 10여년 전 사용하며 유명해진 용어다.

시장 풍향계인 증시를 보면 더블 딥의 위력이 잘 드러난다. 주가 급변시는 어김없이 더블 딥 현실화에 대한 전문가들의 논쟁이 뒤따른다. 지난주만 해도 미국의 고용과 제조업 관련 지수가 부진하게 나오자 '더블 딥 불가피설'이 힘을 받으며 다우지수가 급락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그 영향으로 코스피지수도 이전 사흘간의 강세를 마감하고 약세로 전환했다.

본격적인 자산가격 회복은 더블 딥 우려가 해소돼야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문제는 대가들조차 더블 딥에 대한 견해가 제각각이라는 점이다.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더블 딥을 피해가기 어렵다는 주장을 틈날 때마다 역설하고 다닌다. 반면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주 "세계 경제가 더블 딥에 빠질 위험은 없다"는 진단을 내렸다.

상황이 이렇다면 투자자로선 전략적인 사고가 필수적이다. 굳이 머리 싸매고 더블 딥 분석에 매달리기보다 추이를 지켜보면서 당분간 안전지대로 피신하는 게 상책이다. 급등락과 무관하게 '원금+α'를 추구하는 다양한 상품을 대안으로 고려할 시점이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