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은 1956년 창립 이래 국내 대표 제과업체로 자리매김해 온 회사다. 2000년대 중반 이후 '마켓오','닥터유' 등 새로운 브랜드를 성공시키며 프리미엄 제과시장을 연 주역이기도 하다. 올해는 진출 23년째를 맞는 해외시장에서의 성과가 본궤도에 오르며,처음으로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앞지를 것으로 전망된다.

오리온은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5%(1679억원)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47억원(0.7%) 증가에 머물렀다고 지난 13일 공시했다. 1%대의 영업이익 증가가 있을 것으로 예측했던 증권사들의 전망을 살짝 밑도는 결과다. 예상보다 부진한 2분기 실적에도 불구하고 발표일 이후 오히려 주가는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만큼 회사 가치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높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 20일 종가는 37만원으로 실적발표일인 13일보다 6.32%(2만2000원) 올랐다. 매출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중국시장의 성장성에 투자자들이 주목했기 때문이라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송우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16일 "중국 상하이와 광저우의 매출증가세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어 3분기 해외부문 매출은 1696억원에 이를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36만원에서 40만원으로 올렸다. 같은 날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중국법인의 올해 매출이 37.4% 늘어날 것"으로 분석하고 역시 목표주가를 40만원으로 4만원 높여 잡았다.

영업이익 둔화는 그리 걱정할 부분이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광고비를 전년 동기(41억원)보다 2배가량 많은 80억원이나 지출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지기창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익보다 매출 성장에 주력하는 방향으로 회사정책을 바꿨다"며 "적극적인 광고 활동을 통한 매출 증대는 다시 이익개선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러시아 루블화,베트남 동화 약세에 따른 해외법인의 외화평가 손실도 일시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2011년 상반기쯤이면 중국 제과사업이 성수기에 진입하는 만큼 그 전에 오리온 주식을 매입하는 것이 좋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 연구원은 "2010년 하반기 들어 나타나고 있는 실적 개선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중국 제과사업의 호조세가 실적에 반영되기 전인 올 8~12월이 매수 적기"라고 주장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