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금·펀드 비중조절 알아서 척척…'스마트 금융상품'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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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따라 자동으로 비중 정해져
하락장 저가매수 스마트 펀드도
바쁜 직장인·고령자에 적합
하락장 저가매수 스마트 펀드도
바쁜 직장인·고령자에 적합
올 들어 주식시장이 박스권 양상을 보이면서 주가가 떨어졌을 때 자동으로 주식을 많이 편입하고 주가가 올랐을 때 주식 편입 비중을 낮추는 '스마트 금융상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은행들은 적금과 적립식 펀드를 결합해 미리 정한 조건에 따라 적금과 펀드 편입 비율이 조절되는 상품을 내놓고 있다. 펀드도 편입 비중이나 금액을 자동으로 조절하거나 분할 매매를 하는 상품이 나왔다. 한번 가입하면 이후에는 자동으로 펀드 편입 비중이 정해지기 때문에 회사일이 바쁜 직장인이나 금융지식이 많지 않은 고령자에게 알맞은 상품으로 꼽힌다.
◆적금 · 펀드 넘나들며 투자
국민은행이 지난 16일 선보인 'KB Wise플랜 적금&펀드'는 출시 이후 5일 동안 10만명 이상이 가입했다. 이 상품은 주식시장 변동에 따라 적금과 펀드의 투자비율을 자동으로 조정해 준다. 주가가 쌀 때는 펀드에 많이 투자하고 비쌀 때는 적게 투자하도록 설계됐다.
투자 성향에 따라 기본형 자유형 투자형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기본형은 증시 변동에 따라 적금과 펀드의 투자비율이 6 대 4,5 대 5,4 대 6 등으로 자동 조정된다. 만약 펀드 자동이체일의 기준가가 평균매입기준가의 90% 미만이면 펀드는 6,적금은 4의 비율로 적립된다. 반대로 기준가가 평균매입기준가의 110% 이상되면 펀드 비중이 4로 자동으로 줄어든다. 자유형은 적금과 펀드의 분할 이체 비율을 고객이 조정할 수 있다.
예컨대 매달 100만원씩 저축하기로 했다면,가입 첫 달은 펀드와 적금에 각각 50만원씩 쌓인다. 한 달 후 주식시장 상황이 나빠져 펀드 매입 기준가가 한 달 전보다 떨어졌다면 펀드에는 60만원,적금에는 40만원이 들어간다. 반면 주식시장이 좋아지면 펀드에 40만원,적금에 60만원이 적립된다. 이때 적금은 1년 만기 금리가 최대 연 3.8%다.
펀드만 가입한 고객을 위한 투자형은 증시가 일정 비율 이상 하락하면 펀드를 추가로 사들이고,반대로 일정 비율 이상 상승하면 매수금액을 줄이게 된다.
지난 5월 기업은행이 출시한 'IBK 적금&펀드'는 적금 · 펀드 결합상품의 원조다. 지금까지 1만7000계좌,82억원어치가 팔렸다. 이 상품은 고객이 'IBK내맘대로적금'과 국내 주식형펀드를 각각 가입하고 코스피 기준 지수 구간을 정하면 코스피 움직임에 따라 적금과 펀드 이체 비율이 자동으로 조정되면서 가장 유리한 투자 형태를 찾아가도록 설계됐다. 가입할 시점의 이체비율은 적금과 펀드 각각 50 대 50으로 자동 지정된다. 코스피가 100포인트 움직일 때마다 이체비율은 10%씩 위 아래로 총 9단계가 조정된다.
◆펀드도 '스마트'하게
증시 상황에 따라 주식 편입 비중이나 금액을 조절하는 '스마트 펀드'도 눈여겨볼 만하다. 단순히 매달 일정 금액을 불입하고 주식을 매수하는 적립식 펀드보다 업그레이드된 투자전략을 사용한다고 할 수 있다. 스마트 펀드는 주가하락시 분할매수,주가상승시 분할매도를 통해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하락장에서 저가매수를 통해 매입단가 평준화 효과를 거두면서 상승장에서는 오를 때마다 차익을 실현할 수 있다. 목표수익률에 도달하면 주식을 매도해 채권에 투자함으로써 수익률을 지키는 펀드도 나오는 등 종류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이들 펀드는 대부분 자동주문시스템을 이용하므로 총 수수료가 1% 안팎으로 일반 적립식 펀드보다 낮다. 환매수수료도 없다.
스마트펀드는 주식시장 변동성이 크고 방향성이 모호한 박스권 장세에서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주가가 횡보하거나 하락 후 재상승하는 경우 수익률이 적립식 펀드보다 높을 수 있다. 반면 주가가 계속 상승할 때는 추가 자금 투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일반 펀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다는 약점도 갖고 있다.
정재형 기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