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지엠은 최근 엔터테인먼트 관련 상장사 가운데 가장 큰 관심을 받는 업체 중 하나다. 하반기 들어 10배 이상 급증한 주식 거래량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올초 경쟁사인 프리미어 엔터테인먼트를 인수 · 합병(M&A)해 DVD 등 영화 콘텐츠 배급 부문에서 국내 1위에 올라서더니 최근에는 벨소리 다운로드 1위 업체인 스카이온을 M&A하면서 새로운 성장엔진을 장착했다. 무엇보다 이번 합병을 통해 사실상 SK텔레콤 계열사로 편입하게 됐다는 점이 주목을 끌었다. 합병 과정에서 SK텔레콤 계열의 베넥스투자자문이 이 회사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업계에선 프리지엠이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에 내심 기대를 걸고 있다. 영화 콘텐츠 공급과 음원 콘텐츠 공급 부문의 선두업체가 만나면서 국내 최대 규모의 문화 콘텐츠 공급업체로 탈바꿈했기 때문이다.

김상윤 프리지엠 사장(사진)이 내건 구상은 오프라인 채널인 프리지엠과 온라인 채널인 스카이온의 유기적 통합이다. "스카이온은 가입자만 400만명에 달합니다. 대부분 벨소리와 MP3를 즐기는 10~30대 젊은층이죠.프리지엠의 DVD 이용자들과 연령대가 같습니다. " 김 사장은 DVD를 판매하면서 제품 안에 무료 벨소리 쿠폰 등을 넣을 방침이다. 프리지엠의 구입자들을 스카이온 고객으로 자연스럽게 끌어들이겠다는 것이다. 프리지엠의 DVD 판매량이 연간 100만장가량임을 감안하면 스카이온 신규 가입자를 상당수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스카이온에서도 비슷한 전략을 구사한다. 웹사이트를 통해 벨소리 등을 다운받을 때 사용하는 사이버 머니와 포인트 등을 메가박스나 신나라미디어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 쓸 수 있도록 해 영화 관람이나 DVD,음반 구입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스카이온의 월정액 사용자 등 VIP회원을 위한 무료 영화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스카이온 내에 DVD,음반 등을 구매할 수 있는 쇼핑몰도 구상하고 있다. 김 사장은 "현재 3D 고스톱,포커 등을 담은 게임 사이트를 마련해 시연단계에 있다"며 "이달 중 서비스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비스가 시작되면 프리지엠은 영상,음악,게임 등을 아우르는 엔터테인먼트 포털로 거듭나게 된다.

급성장세를 타고 있는 만큼 후유증도 따른다. 프리지엠은 연이은 합병에 따른 영업권 상각비 100억원가량을 재무제표에 반영해야 한다. 이 때문에 프리지엠은 올해 영업부문에서 10억원가량의 순유입이 생기고 스카이온도 20억원가량의 영업이익이 발생하지만 전체 영업부문에서는 적자가 불가피하다. 김 사장은 내년까지 이를 모두 반영해 2012년부터는 흑자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최근 100만주(전체 주식 수의 10%) 규모의 신주인수 권리를 포기해 눈길을 끌었다. 최대주주인 베넥스투자자문도 회사 가치 개선에 동참한다. 조만간 자사주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프리지엠에 대한 투자를 늘리기로 했다. 베넥스투자자문의 자사주 매입이 끝나면 지분율은 34%에서 50%대까지 상승하게 된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