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보도한 ‘산악인 오은선씨의 칸첸중가 등정의 진실’편에 대한 후폭풍이 거세다.

이 날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여성 최초로 히말라야 8000미터급 14좌를 완등해 세계 산악계에 이름을 떨친 오씨가 과연 칸첸중가에 오른 것이 사실인 지 의문을 던지며 몇 가지 의혹을 제기했다.

논란이 된 칸첸중가는 해발 8586m 높이의 세계 제3봉으로 오씨는 지난해 5월 6일 히말라야 14좌 중 10번째로 이 산을 정복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영국의 BBC 방송을 비롯해 로이터, 뉴욕타임스 등 해외 언론은 오씨의 등정에 많은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상태다.

방송이 나간 뒤 오씨의 이름이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에 올랐고, 수많은 네티즌들의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오씨가 직접 나서서 해명해야 한다” “진실이 걸린 중대한 문제다”며 사실 검증을 강하게 주장하는 네티즌들이 있는가 하면 “방송에서 지나치게 오씨를 매도한 것 같다” “사실 확인이 안된 내용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보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네티즌들의 의견이 맞서고 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먼저 지난 4월 오씨가 칸첸중가 등반 성공의 증거로 제시한 사진 2장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방송에 나온 산악 전문가들은 “대개의 경우 파노라마 샷으로 정상 아래의 풍광을 찍거나 날씨가 나쁠 경우 GPS에 고도 인식시키기, 표식 남기기 등의 방법이 활용된다”면서 “그러나 오씨의 경우 그러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사진의 장소가 정상이 아니라는 얘기다.

방송에 따르면 당시 오씨는 “급격한 기상 악화로 일반적인 정상 인증 절차를 제대로 거치치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작진은 “사진 속에서 오씨가 산에 오르다 잃어버렸다는 깃발이 그녀의 품속에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설명했다.

제작진은 이어 네팔 현지 취재를 통해 오씨와 함께 칸첸중가에 오른 3명의 세르파의 진술이 엇갈린다는 점을 집중 조명했다.

제작진은 “오씨가 날씨가 좋지 않았고 체력이 떨어져 정상까지 이르는 길과 주변 환경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애매한 해명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에 세르파들의 증언이 진실을 밝히는 데 중요한 변수”라며 “칸첸중가 정상 공격 당시에도 어디가 정상인지를 두고 논쟁이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제작진은 방송 말미에서 “이번 논란에 대해 오씨의 의견을 듣고 싶었지만 바쁘다는 이유로 끝내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며 “국민 영웅을 흠집 낼 필요가 있나 고민했지만 작게는 한국 산악계의 문제이자 크게는 진실의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은 쓰리고 아프더라도 진실을 밝히는 게 값진 일이라”면서 “13봉우리만 올라도 위대한 산악인이다”면서 “오씩 모든 진실ㅇㄹ 밝히고 무거운 짐을 내려놓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