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세계경제는 큰 수술을 받고 회복하고 있는 단계여서 조금만 체력이 약해지면 잔병에 걸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코스피지수는 큰 폭의 조정을 받더라도 곧 반등할 것이기 때문에 주가 급락을 '블루칩 바겐세일' 기회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

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부사장(사진)은 2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2~3년간 변동성이 큰 장세가 이어지겠지만 올해 말까지는 큰 조정없이 2000포인트 근처까지 꾸준히 상승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단기적 낙관론과 중장기적 신중론을 가미한 시각이다. 김 부사장은 신영증권 조사부장,삼성자산운용 리서치본부장을 거쳐 1999년 말 피데스투자자문에 합류한 정통파투자전략가이자 이코노미스트다. 피데스투자자문은 운용자산이 8720억원(3월 말)으로 코스모투자자문,한가람투자자문에 이어 자문업계 3위이며 오랫동안 꾸준한 성과를 내 내공을 인정받고 있다.

김 부사장은 "세계경제의 큰 흐름을 토대로 글로벌 주식시장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미국 가계의 소득 대비 부채비율 같은 각종 지표들로 보면 세계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아직 절반 정도 밖에 회복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각국의 저금리와 공격적인 재정정책으로 위기 이전 수준의 절반을 회복하는 데 2년가량 걸렸는데,민간 자율로 나머지 절반을 회복하려면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글로벌 주식시장은 앞으로 최소 2~3년간 곳곳이 지뢰밭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한국 증시는 당분간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이란 의견이다. 김 부사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코스피지수는 하루평균 수출액 증감과 동행하는 모습을 보여왔다"며 "한국의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의 내수소비가 앞으로 급증할 가능성이 높아 코스피지수도 견조한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주식에 투자해 얼마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주가수익비율(PER의 역수)이 현재 11% 수준으로,연 3.6%대인 국고채 3년물 금리를 훨씬 웃돌아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추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며 "글로벌 리스크 요인 때문에 주가가 급락하면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한다"고 조언했다.

향후 유망 업종으로 최근 시대적 흐름에 부합하는 중국 내수성장 수혜주,녹색 관련주,모바일주 등을 꼽았다. 정보기술(IT) 업종에 대해서는 "공급과잉 우려로 주가가 단기 급락했지만 IT제품에 대한 수요가 워낙 강하기 때문에 곧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 부사장은 앞으로는 저평가된 중소형주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그는 "올 들어 주식시장이 일부 대형주를 중심으로 움직이면서 주가가 기업가치보다 한참 아래로 떨어진 중소형주들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음식료 제약업종 중에 실적 전망이 탄탄한 기업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게 그의 조언이다.

그는 또 "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국원양자원,차이나그레이트 같은 중국 기업들은 중국 주식이라는 이유로 저평가되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점을 감안해도 현재 주가가 너무 싸다"고 강조했다.

글=김동윤/사진=김영우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