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2년6개월 동안 여권 파워 그룹의 변화가 적지 않았다.

청와대와 정부에선 초기 주요직 인사 때 정치색을 배제했다. 대선 때 도운 측근들을 기용했지만 여의도 바깥의 전문가와 관료들도 적지 않았다. 반면 집권 반환점을 돈 현 시점에선 정치인과 이명박 대통령 핵심 측근들이 장악하고 있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한승수 총리-류우익 대통령실장'→'정몽준 대표-정운찬 총리-정정길 실장'→'안상수 대표-김태호 총리 후보자-임태희 실장'의 흐름을 보면 이런 특징을 잘 읽을 수 있다. 세대교체도 주요 코드다.

◆실세들 권력 부침 겪어

2008년 조각 때 기용된 한승수 전 총리는 정 · 관계를 두루 거쳤으나 상공부 장관,부총리 겸 재정경제원 장관,외교통상부 장관 등을 거친 '테크노크라트'에 가까웠다. 이 대통령은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뒀다. 때문에 국회의원의 입각이나 순수 정치인 출신의 등용은 전무했다.

청와대의 경우 초기 대통령실장과 수석급 인사 9명 중 교수 출신이 6명이었다. 류우익 실장을 비롯해 곽승준 국정기획수석,이주호 교육과학문화수석,이동관 대변인 등 측근들이 청와대에 배치됐지만 순수 정치인 출신은 거의 없었다. 한나라당에서는 이재오 의원을 비롯해 안상수 원내대표,이방호 사무총장을 필두로 하는 '친이' 직계들이 주도권을 행사했다.

그렇지만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문은 권력 지형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이재오 이방호 정종복 의원이 공천에서 소외당한 친박계의 반발에 부딪쳐 낙선하면서 측근 라인의 붕괴가 본격화됐다. 청와대에선 취임 넉 달 만인 2008년 6월 류 실장과 대부분의 수석들이 퇴진했고 박영준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도 떠났다.

측근라인의 빈 자리는 중립적이거나,친이 직계는 아니지만 친이 성향이 있는 인사들로 메워졌다. 2기 당 · 정 · 청 대표 인사인'3정(정몽준 대표-정운찬 총리-정정길 실장)'이 대체로 이런 성향이다. 그렇지만 집권 첫해의 혼란상에서 벗어나 국정운영이 안정을 되찾으면서 1기 때 조기 퇴진했던 측근들도 서서히 국정운영에 다시 참여했다.

최근의 여권 개편으로 'MB맨'들이 전면에 포진했다. 16개 부처 중 10개 부처 장관이 대선 캠프나 인수위원회 출신이다. 청와대에는 임태희 실장과 정진석 정무수석이,내각에는 이재오 특임,진수희 보건복지,유정복 농림수산,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를 비롯해 모두 8명의 정치인이 기용됐다.

◆젊음이 화두

당 · 정 · 청이 갈수록 젊어졌다. 지난해 9월 출범한 2기 내각의 평균 연령은 59세로 1기(62.4세)에 비해 3세 이상 낮아졌다. 3기 내각은 58세로 더 낮아졌다. 김태호 총리 후보자는 48세로 정운찬 전 총리보다 15세 적어 세대교체의 상징이 됐다. 청와대 수석들의 평균 연령도 현재 55세로 초반(57.9세)에 비해 더 젊어졌다. 한나라당에선 40,50대 나경원,정두언 최고위원이 지도부에 입성했다.

홍영식/이준혁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