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 시가총액 26위(4083억원)의 태양광업체 네오세미테크가 내달 3일 상장폐지된다. 작년 10월6일 모노솔라를 합병하며 우회상장한 지 11개월 만이다.

한국거래소는 23일 상장위원회를 열고 네오세미테크를 상장폐지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오전 9시부터 3시간 남짓 진행된 회의에서 네오세미테크 측은 6개월간 개선기간을 추가로 부여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네오세미테크 관계자는 "오명환 전 대표이사의 횡령으로 회사가 어려워졌지만 영업 · 생산활동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만큼 개선기간을 부여받으면 내년 감사보고서는 '적정' 의견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거래소 관계자는 "상장폐지 사유가 2009회계연도의 감사의견 거절인 만큼 이 부분이 해소될 여지가 없는 개선기간 추가 부여는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상장폐지가 확정됨에 따라 네오세미테크는 25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정리매매가 진행된다. 보통 상장폐지되는 기업의 주가가 정리매매 첫날 90% 이상 폭락하는 점을 감안할 때 지분 78%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개인투자자 7000여명의 피해가 막심할 전망이다.

이날 거래소에서 농성을 벌인 네오세미테크 소액주주들은 "우회상장 당시 이미 횡령이 진행되고 있었음에도 제대로 심사를 못했다"며 담당 회계법인과 거래소 등을 고발하기로 했다. 정원기 소액주주 대표는 "정리매매 기간에 주식을 더 매입해 경영권을 확보하고 회사를 상장폐지에 이르게 한 경영진을 물러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