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자동차 업체 마힌드라&마힌드라(이하 마힌드라)가 외부 금융회사 도움없이 자체 자금으로 쌍용자동차를 인수한 뒤 글로벌 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아난드 마힌드라 마힌드라 부회장(사진)은 23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쌍용차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현지 속담을 인용해 "쌍용차와 마힌드라의 결합은 하늘에서 맺어준 인연"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쌍용차와 마힌드라의 사업모델이 유사하고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그는 강조했다. "쌍용차가 빚 걱정 없이 사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경영진은 대부분 한국인으로

이날 간담회에선 마힌드라의 투자 능력에 초점이 맞춰졌다. 마힌드라 부회장은 이와 관련,"협상 규약 때문에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으나 풍부한 현금동원 능력과 낮은 부채비율을 가진 마힌드라는 자체 역량으로 쌍용차를 인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마힌드라는 현재 5억달러 이상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자기자본 대비 부채 비율은 자동차 업계에서는 가장 낮은 30%이며 머지않아 10~20% 수준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마힌드라가 한국의 금융회사와 접촉한 것과 관련해서는 "한국의 금융 시스템을 이해하기 위한 것으로 인수자금 조달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파완 고엔카 자동차 · 농업 부문 사장은 "쌍용차는 경쟁력을 갖춘 회사지만 신차 출시 일정이 늦어지고 브랜드에 대한 투자가 부족해 위기에 처했다"며 "인수가 확정되면 쌍용차의 신차 출시와 브랜드 역량 강화에 필요한 자금을 수혈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쌍용차의 경영진 대부분을 한국 시장 사정을 잘 아는 한국인으로 채우겠다"고 덧붙였다.

기존 쌍용차 임직원들의 고용 승계 문제와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은 인수가 확정되기 전엔 밝히기 어렵다"면서도 "현재까지는 구조조정 계획이 없으며 회사가 성장하면 직원도 성장한다는 원칙하에 노조 및 경영진과 충분히 협의하고 방향을 정하겠다"고 설명했다.

◆쌍용차 2012년 인도시장 수출

마힌드라는 3년 전 인수한 현지 트랙터 업체 PTL의 사례를 들며,쌍용차가 마힌드라와 '윈-윈 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PTL은 마힌드라에 인수된 후 매출이 2배,영업이익은 3배로 늘었다. 본사 파견 인력도 3~4명 선으로 최소화하며 PTL의 기존 사업 방식을 존중했다.

쌍용차 M&A가 성사되면 인도시장 진출을 독려할 것이라는 언급도 있었다. 고엔카 사장은 "인도는 완제품 차량에 붙는 관세가 높은 시장인 만큼 반제품 수출(CKD) 방식으로 쌍용차의 차량을 인도에 들여오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인수 확정 후 3~4개월의 검토 작업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쌍용차를 인도에 판매하기까지 18개월 정도가 소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힌드라는 앞으로 쌍용차에 대한 정밀 실사를 거친 후 채권단과 최종 인수가격 등을 놓고 협상을 벌이게 된다. 채권단은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11월께는 본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 마힌드라 그룹

1945년 설립된 다국적 기업이다. 그룹 매출은 71억달러 선이며 총 10만여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자동차 계열사인 마힌드라&마힌드라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28만8000대의 차량을 판매,매출 기준 인도 자동차 시장 3위에 올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