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25일을 기점으로 5년 임기의 집권 후반기에 들어간다. 국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출범했던 당초의 초심을 되새기면서 앞으로 남은 2년 반 동안 국정과제를 차질없이 마무리하기 위해 새롭게 각오를 다져야 하는 시점이다.

이 대통령의 집권 전반기는 결코 순탄했다고 볼 수 없다. 정부 출범 직후 인사파동과 광우병 촛불시위 등으로 개혁작업이 동력을 잃고 표류한 데 이어 글로벌 금융위기가 우리 경제를 강타했다. 다행히 정부의 리더십이 경제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함으로써 우리 경제가 다른 나라를 압도하는 성장률을 기록하는 성과를 이끌었고,우리 국격을 한 단계 끌어올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유치한 것도 충분히 평가할 만하다.

중요한 것은 남은 과제들을 어떻게 잘 마무리하느냐에 따라 정권의 성패가 갈린다는 점이다. 후반기 국정 여건 또한 낙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앞으로 국정운영의 기조로 우선돼야 할 몇 가지를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갈등관리와 소통강화에 보다 역점을 둘 필요가 있다. 그동안 우리 사회의 혼란과 갈등은 집권층 내부,여당과 야당,정부와 국민들 간의 소통 부족과 갈등관리 실패에서 기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4대강 사업을 비롯한 주요 국책사업과 교육개혁을 둘러싼 중앙정부와 지방권력의 대립 등이 대표적이다. 앞으로의 현안인 개헌을 통한 권력구조 개편,지방행정체제 개혁 등도 대화와 설득으로 갈등의 소지를 미리 해소하지 않으면 바람직한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둘째,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획기적으로 키울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아직 위기를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태이고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도 갈수록 증폭되고 있는 상태다. 국민소득 4만달러를 넘어 선진국으로 가려면 현재 3%대 중반 수준으로 낮아진 잠재성장률을 5%대로 끌어올려야 하고,이를 위해 지지부진한 의료 보건 등 서비스산업과 공기업 선진화 등에 드라이브를 걸지 않으면 안 된다. 무엇보다 기업들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도록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고,투자를 늘릴 수 있는 지원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이 같은 성장기반 확충은 결국 시장경제의 기본 가치가 지켜져야 가능하다는 점이다. 양극화 해소를 위해 정부가 핵심과제로 삼은 친서민과 중도실용,대 · 중소기업의 상생 등도 모두 자율과 경쟁의 원칙에서 출발해야 실효성과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다. 자칫 정치적 포퓰리즘으로 치닫는 경우 상황을 더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거듭 강조하지만 지금 우리 경제는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만들고,이를 통해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선도할 기업들이 더 많이 나올 수 있게 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