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열 관동대 제일병원 산부인과 교수팀은 임신부의 음주로 발생하는 '태아알코올스펙트럼장애(FASD:Fetal Alcohol Spectrum Disorder)'를 신생아가 출생 후 처음 보는 대변(태변)으로 조기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FASD는 장애가 바로 확인되는 태아알코올증후군(FAS:Fetal Alcohol Syndrome)과 달리 출산 후 장애가 바로 나타나지 않지만 아기가 성장하면서 서서히 학습장애,과잉행동 등의 정신적 · 신체적 2차 장애를 일으키는 게 특징이다. 미국과 일부 유럽의 경우 학령기 아이 100명당 2~5명꼴로 빈도가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국내도 비슷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조기진단법은 신생아의 태변에 있는 알코올대사물질인 FAEEs(Fatty Acid Ethyl Esters)를 측정,정량화하는 방법이다. FAEEs는 태반을 통해 산모에서 태아로 전달되지 않기 때문에 태변에서 측정되는 FAEEs 용량은 태아가 알코올에 어느 정도로 노출됐는가를 보여준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이 분야 국제학술지(Journal of Chromatography) 최근호에 실렸다.

한 교수는 "한국도 선진국처럼 이 질환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예방과 치료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