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금천구에 사는 대학생 최모씨는 지난 3월 군 전역 후 학비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 자리를 물색하던 중 '성인PC방 직원모집' 구인광고를 보고 업체에 연락했다.

해당 업체는 이력서와 통장사본, 체크카드를 가지고 면접을 보자고 했고, 최씨는 급한 마음에 해당 업체 요구대로 통장사본과 체크카드를 건넸다. 이 업체는 성인PC방 출입을 위해 체크카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상한 낌새를 차린 것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수백만원의 돈이 본인 명의의 계좌에서 입출금되는 등 금융사기에 악용된 뒤였다.

저신용자를 상대로 체크카드에 부착돼 있는 IC칩을 자사의 IC칩으로 교체하는 방법으로 대출전용카드를 발급해 준다고 허위광고를 낸 뒤 체크카드 예금계좌번호와 비밀번호 등을 빼내 범죄에 이용하는 신종사기 수법도 활개를 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24일 이 같이 대출 및 아르바이트를 미끼로 체크카드 등을 편취해 전화금융사기에 이용하는 신종사기가 빈발하고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기 피해자가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체크카드 등을 사기범에게 넘겨줬다 하더라도 현행법상 타인에게 체크카드나 현금카드 등을 대여하거나 양도하는 것은 불법"이라며 "피해자도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