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정영수씨(40)는 아이언이 오른쪽으로 열려 맞아 의도적으로 타깃 왼쪽을 공략해왔다. 최근 라운드 동반자로부터 피팅센터에 가보라는 얘기를 들었다. 키 185㎝인 그는 어드레스 때 헤드의 '힐'(뒤끝)이 들려 고질적인 페이드 구질이 생겼다는 진단을 받고 라이각(헤드 바닥을 지면과 수평으로 놓았을 때 샤프트가 지면과 이루는 각)을 조금 세워 스트레이트 구질을 회복했다.

골프클럽 피팅 바람이 거세다. 아마추어 골퍼 중 '싱글 핸디캐퍼'는 실력을 더 향상하기 위해,초보자는 몸에 맞는 클럽을 마련하기 위해 피팅센터를 찾는다. 실제 이달 들어 핑골프 피팅센터의 1주일간 예약률은 100%를 보이고 있다.

클럽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다양하다. 그립 굵기,샤프트 강도,헤드 스피드,헤드 디자인과 무게,골퍼의 키와 팔길이,스윙 습관 등이 샷의 방향과 구질을 결정한다. 가장 일반적인 피팅은 헤드 스피드와 샤프트 강도의 맞춤이다. 스윙은 별 문제가 없는데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볼이 날아간다면 샤프트를 짚어볼 만하다.

클럽 브랜드마다 피팅센터를 강화하고 있다. 캘러웨이는 이달 말까지 신청자에 한해 퍼포먼스센터 무료 피팅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IBM과 공동 개발한 '캘러웨이골프 커스텀피팅 시스템'으로 스윙 상태를 진단하고 스윙 스타일에 맞는 클럽을 추천하는 카운슬링 서비스를 제공한다.

핑골프는 전국 90여개의 대리점을 피팅센터로 정하고 체계적인 피팅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들 대리점에서는 핑의 피팅 시스템으로 골퍼에게 적합한 클럽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투어스테이지는 서울 대치동 본사에 이어 지난달 부산 해운대에 스윙진단기(사이언스 아이 필드)를 갖춘 피팅센터를 개장했다. 던롭스릭슨은 다양한 고객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스릭슨 Z-TX 드라이버 샤프트를 고객이 유명 제품 9종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도록 하는 맞춤클럽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타이틀리스트도 다음 달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대리점에서 피팅을 도와주는 이동형 피팅카(퍼포먼스 밴)를 도입할 계획이다. 김영국 타이틀리스트 사장은 "골퍼들이 장비의 중요성을 깨달으면서 몸에 맞는 클럽을 갖고 싶어하는 수요도 늘고 있다"며 "퍼포먼스 밴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더 빨리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