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면목동에 사는 주부 K씨는 마트에 갈 때마다 제품 겉면에 인쇄돼 있는 바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찍는 게 습관이 됐다. 스마트폰의 앱(응용프로그램)을 실행한 뒤 카메라를 바코드에 갖다 대기만 하면 제품명과 제조사 같은 기본 정보는 물론 판매처별 가격 비교,소비자의 상품평 등 요긴한 쇼핑 정보를 곧바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지난달 1일부터 판매업자가 가격을 결정하는 오픈 프라이스 제도가 시행되면서 K씨에게 스마트폰은 더 중요해졌다. K씨는 "제품 포장에서 가격표시가 없어진다는 얘기에 어떻게 해야하나 걱정이 컸지만 스마트폰을 이용해 그런 불안을 덜어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유통물류진흥원은 지난 5월부터 이달 중순까지 3개월간 모바일 앱을 통한 바코드 정보조회 건수가 150만건을 돌파했다고 24일 발표했다. 유통물류진흥원은 국내 유일의 유통표준 바코드 발급 · 관리기관으로,코리안넷을 통해 제조업체의 상품정보를 유통업체에 제공하고 있다. 코리안넷에는 약 15만개 업체의 123만개에 이르는 상품정보가 저장돼 있다.

바코드는 아직 보급률이 낮은 QR(퀵 리스판스) 코드나 RFID(원거리 무선인식기술)와 달리 거의 모든 제품에 쓰이고 있어 가격비교 등에 유용하다. 소비자가 다음이나 쿠루쿠루,에그몬 등의 앱을 열어 커피믹스의 바코드를 인식시키면 같은 회사에서 생산하는 다른 종류의 커피믹스뿐 아니라 리필 제품,용기 제품 등 다양한 커피를 사진과 함께 보여주는 식이다.

바코드의 인기는 온라인 쇼핑몰에도 이어지고 있다. 노금기 대한상의 표준보급팀장은 "계산대가 필요없는 온라인 쇼핑몰에선 바코드에 대한 필요성이 거의 없었지만 이젠 이를 활용하려는 온라인 업체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