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안전자산 선호심리에 따라 1190원대에 장을 마쳤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9.1원 상승한 1191원에 거래를 끝냈다. 이는 지난달 26일 종가인 1191.1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경기부진 우려에 따른 미국 증시의 하락과 안전자산 선호심리의 영향으로 장 초반부터 상승 압력을 받았다.

오전 중 환율은 1190원대 저항을 확인하며 오름세가 다소 주춤한 모습이었다. 오후 들어서도 국내 증시가 낙폭을 빠르게 축소함에 따라 1180원대 중후반까지 몸을 낮췄다.

그러나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유로화가 달러화 대비 약세를 늘리고 엔달러 환율이 85엔 밑으로 내려가자 원달러 환율은 다시 오름폭을 키우며 1190원대를 상향 돌파했다.

1190원대 초반에서 네고물량이 공급됐지만 상단을 제한하기엔 부족했다. 환율은 1192.9원을 고점으로 기록한 뒤 주춤하며 1190원대 초반에서 장을 마감했다.

변지영 우리선물 애널리스트는 "국제 금융시장에서의 안전자산 선호가 서울 환시의 매수 심리를 자극한 하루였다"며 "특히 장중 일본 엔화가 강세를 띠며 엔원 크로스 거래에 의한 달러 매수세를 부추긴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변 애널리스트는 "다만 원달러 환율이 1190~1200원대 구간에서 저항력을 유지해왔기 때문에 특별한 소재가 없다면 추가 상승은 어려울 듯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아시아 증시는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121.55포인트(1.33%) 떨어진 8995.14에 거래를 마쳤다. 닛케이지수가 9000선 밑으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5월 이후 처음이다. 대만 가권지수는 35.29 포인트(0.44%) 하락한 7940.64로 마감했다.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약세를 보이다가 유일하게 상승 반전에 성공하며 10.94포인트(0.41%) 상승한 2650.31로 거래를 끝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7.18포인트(0.41%) 하락한 1760.53을, 코스닥지수는 2.17포인트(0.45%) 내린 474.97을 나타냈다. 외국인 투자자는 5거래일 연속 '사자'세를 보이며 860억원가량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수급 면에서는 네고물량이 나오긴 했지만 역내외 매수세에 눌린 모습이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장 초반부터 역외 매수세가 활발했고 이어 역내 추격 매수세까지 나왔다"며 "네고물량이 나왔지만 아래쪽으로 돌릴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오후 4시35분 현재 낙폭을 크게 늘리며 1.2614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엔달러 환율 역시 추가 하락하며 84.74엔을 기록 중이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