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24일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를 겨냥해 최근 잇달아 쓴소리를 쏟아냈던 김문수 경기지사를 정면 비판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김 지사는 자신이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가리지 못하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또 "자신의 낮은 인지도를 돌출 발언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치기가 엿보인다"며 "김 지사는 자중하면서 경기도부터 잘 챙겼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의 공세가 만만찮은데 여권 내부에서조차 대통령을 겨냥하는 것을 더 이상 두고 보지 않겠다는 경고성 발언이다. 차기 대선 경쟁의 조기 촉발을 경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관계자는 "김 지사가 이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읽어 보았는지 모르겠다"며 "이 대통령은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건국과 성장을 얘기했다. 어디에 조선왕조를 기리는 내용이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경복궁 복원사업 1단계가 완공된 것을 잠시 언급했을 뿐"이라며 "일제가 말살한 조선의 정궁인 경복궁과 광화문을 복원하는 것이 뭐가 문제냐"고 반박했다. 그는 "광화문은 조선왕조의 문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문"이라며 "김 지사의 편협한 역사의식이 걱정"이라고 날을 세웠다.

김 지사는 지난 20일 한강포럼 특강에서 "이 대통령이 이번 광복절에 경축사를 하셨다. 광화문을 복원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이냐,광복절에 조선왕조를 생각하는가,대한민국을 생각하는가"라고 비판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