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에 나란히 입성한 스팩(SPAC · 기업인수목적회사) 3인방의 상장 첫날 출발이 순조롭지 못했다.

솔로몬투자증권의 'SBI&솔로몬드림스팩'은 24일 15원(1.21%) 떨어진 1220원에 장을 마쳤다. 공모가(1250원)를 소폭 밑도는 1235원에 거래를 시작한 이 스팩은 솔로몬증권을 중심으로 매도 물량이 몰려 장중 내내 시초가를 1~2%를 밑돌았다. 이날 기관은 솔로몬스팩을 8만주 매도한 반면 외국인은 소폭(1000주) 매수 우위를 보였다. 솔로몬스팩은 지난 13일 일반 공모주 최종 청약 결과 경쟁률이 0.47 대 1에 그쳤었다.

일반 청약에서 역시 미달된 '대신증권그로쓰알파스팩'도 상장 첫날 출발이 부진했다. 공모가(2000원)를 밑도는 1990원에 시초가가 형성된 대신스팩은 장중 내내 공모가를 회복하지 못하고 하락세를 이어가다 15원(0.75%) 내린 1975원에 마감했다. 외국인(10만9000여주)과 기관(5000주)이 동반 순매도하며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

청약 경쟁률 5.18 대 1로 선전했던 한국투자증권의 '한국스팩 1호'는 결과가 조금 나은 편이다. 한국스팩은 공모가(2200원)보다 높은 2210원의 시초가에서 출발했다 10원 하락해 결국 공모가로 장을 마감했다.

스팩 3인방의 부진한 출발은 청약에 참여했던 투자자들이 시장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면서 물량을 대거 팔아치운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이규선 대우증권 연구원은 "청약 물량의 단기 매매가 이뤄진 것 같다"며 "제도 도입 초기에는 스팩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컸지만 막상 스팩의 시스템을 이해하고 나니 장기적인 투자 등에 부담을 느끼면서 투자에 신중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증권사들은 스팩들이 점차 공모가를 회복,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이날 코스닥시장이 전반적으로 부진했던 영향을 받은 것 같다"며 "스팩은 최악의 경우 합병이 안 되더라도 이자까지 보장되는 만큼 향후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